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 "문재인 국민 갈등 조장하는 現 시대의 박헌영"
  • ▲ 2017년 새해를 앞둔 31일 오후 2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 본부'(이하 탄기국)가 주최한 7차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017년 새해를 앞둔 31일 오후 2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 본부'(이하 탄기국)가 주최한 7차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몇 시간 앞둔 31일, 서울 도심의 낮과 밤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태극기는 한낮의 서울 도심을 뒤덮었고, 촛불은 어둠이 깔린 광화문광장을 점령했다.

    오후 2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 본부’(이하 탄기국)가 주최한 '7차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의 주도로 10번째 촛불집회가 시작을 알렸다.

  • ▲ 병신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다시 타올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병신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다시 타올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촛불과 태극기를 든 이들은, 새해를 앞두고 바라는 것도 달랐다. 

    애국·보수집회 측은 '송화영태(送火迎太)', 즉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새롭게 휘날리자는 바람을, 저녁 촛불집회 측은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자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태극기를 손에 쥔 시민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외치면서 대통령 탄핵 원천 무효를 주장했고, 촛불을 든 시민들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자며 박근혜 대통령 조기 탄핵을 외쳤다.


    ▶촛불에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오후 2시, 태극기를 손에 쥐고 집회에 참석한 애국·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성향 시민들은 국회가 촛불 민심에 항복해 근거도 없는 '불법 탄핵'을 저질렀다며, 헌법질서를 무시한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추산 일시점 최대 인원 2만명, 주최 측 추산 71만명의 시민들은 본 집회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탄핵 무효, 국회 해산’ 이라는 구호를 연발했다. 

    이들 주장의 골자는,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결된 탄핵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집회연사와 참석자들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머릿수를 이용한 '떼촛불'이 법치를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향후 사회 혼란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이들은 "법질서를 존중하라고 요구하는 보수층이 중심을 잡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고 했다. 태극기를 손에 쥔 시민들은 광장의 촛불도, 최순실게이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특검도 헌법의 틀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탄핵 사유가 뭔데?

  •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한문 앞 집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우리가 제대로 안 하면 시청 앞 광장에서 애국가를 부를 수도, 태극기를 흔들 수도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진태 의원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대통령 탄핵안은 반드시 기각 될 것이라는 메시를 전하며, 보수층의 결속을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처음부터 탄핵사유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가 언제 법대로 하는 나라였나. 무조건 목소리 크고 떼쓰면 다 되는 나라 아닌가"라며, "태극기 물결이 훨씬 더 거대하게 물결치고 있기 때문에 탄핵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이 말한 혁명은 어떤 혁명인가?

  • ▲ 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현재의 탄핵 정국이, 1945년 해방 직후 공산주의 세력과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와 매우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사로 나선 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은 ‘탄핵이 기각되면 다음은 혁명밖에 없다’고 말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해방 정국의 혼란을 틈타 전국적인 폭동과 정치파업을 주도한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을 떠오르게 한다고 촌평했다. 

    이도형 발행인은 "71년 전인 1945년, 해방 후 공산당과 싸우던 날이 생각난다. 당시 박헌영은 제주와 여수·순천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켜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했다. 그런데 지금 박헌영과 똑같은 사람이 한명 나타났다"며 문 전 대표를 지목했다. 

    이도형 발행인은 "문재인 전 대표는 탄핵안이 기각되면 혁명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보고만 있어도 되겠느냐"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은 없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보다 무서운 주적(主敵) '좌편향 언론'

  • ▲ 손석희 JTBC사장을 풍자한 현수막.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손석희 JTBC사장을 풍자한 현수막.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날 참석자들은 언론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민들은 최순실게이트 관련 뉴스를 다루고 있는 거의 대부분 언론이, 취재의 제1원칙인 펙트 검증을 무시한 채, 국민들의 말초신경을 자국하는 선정적 보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은, 속칭 진보진영과 야당의 의혹제기를,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앵무새처럼 전하고 있는 언론의 행태를 '좌편향 언론의 쿠데타'라고 정의했다.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할 것이 아니라 손석희를 구속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변희재 대표는 최순실게이트 파문의 진앙이 된 문제의 태블릿PC를 JTBC가 입수하게 된 경위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변 대표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 취임 이후, JTBC가 내보낸 오보(誤報) 사례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그는 손석희 사장의 미국 미네소타대 논문에 대해서도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손석희 사장이 밝힌 (최순실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는 다 거짓이다. 입수 날짜와 장소도 다 거짓이다. JTBC는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 PC'의 입수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지난 10년간 손 사장이 조작한 보도가 최소 5건 이상 된다. (MBC) '100분 토론' 때 대본을 조작하다가 저한테 걸렸고, '100분 토론' 시청자 의견을 조작하다가도 걸렸다. 미네소타대 석사논문 표절도 저한테 걸렸는데 갑자기 JTBC로 옮겼다."

    "JTBC에 가서는 다이빙벨 왜곡 보도로 방통심의위에서 중징계를 받고, 사드 배치 관련 미국 군사정보지 내용을 조작했고 (박근혜 대통령 관련) 뉴욕타임스 사설 내용을 조작해 보도했다."

  • ▲ 최병주 해병대 전국총연맹 총재가 마이크를 잡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병주 해병대 전국총연맹 총재가 마이크를 잡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병주 해병대 전국총연맹 총재는 해병전우회원들의 뜻을 담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최병주 총재는 "촛불집회 정국을 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음모가 숨어 있다. 좌파 언론과 좌편향된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통째로 뒤엎으려 하는 이때, 보수층이 집결해 나라를 지켜내자"고 했다.

  • ▲ 애국집회 참석자들은 중앙일보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태블릿PC 입수경위 해명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애국집회 참석자들은 중앙일보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태블릿PC 입수경위 해명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측이 붙여 놓은 온갖 종류의 스티커를 일일이 손으로 떼고 있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뉴데일리DB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측이 붙여 놓은 온갖 종류의 스티커를 일일이 손으로 떼고 있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뉴데일리DB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1부 집회가 끝난 뒤, 프라자호텔~소공로~한국은행~남대문 로터리 등을 지나 중앙일보사 앞에 멈춰서, 태블릿PC 입수경위에 대한 JTBC의 공개 해명을 거듭 요구했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은 거리 행진 중, 경찰버스에 각종 구호 문구가 인쇄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가가 이를 떼어 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이와 대조적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이날도 미리 준비한 구호 스티커를 경찰차에 붙이고, 그 앞에서 ‘인증 샷’을 찍는 모습을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 ▲ 광화문광장에 주차된 경찰버스에, 퇴진행동 측이 나눠준 각종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시민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광화문광장에 주차된 경찰버스에, 퇴진행동 측이 나눠준 각종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시민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교안도 끌어내리고, 새로운 국가 만들자!

  •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행동 측은 대통령 탄핵과 함께 현 정부에서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등 모든 정책의 폐기를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행동 측은 대통령 탄핵과 함께 현 정부에서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등 모든 정책의 폐기를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애국·보수를 자처하는 시민들이 '헌법 수호'를 강조했다면, 광화문에 집결한 촛불은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의 구속 및 현 정부가 추진한 모든 정책의 폐지 혹은 무효화를 요구했다.

    집회 측은 10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100만명을 넘겨, 지난 두 달간 촛불집회에 참여한 누적 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10차 촛불집회 단일 시점 최대 인원은 5만7천명"이라고 밝혔다.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우리는 촛불을 들고 이 나라의 주인이 우리라고 선포했고, 주권자 이름으로 시대착오적인 낡은 체제의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탄핵이 통과된 것도 촛불시민의 힘"이라며 환호했다. 

    권태선 대표는 "촛불혁명은 이제 시작"이라며 "대통령 탄핵도 끝나지 않았고, 부패하고 사악한 기득권층의 비리실체도 드러나지 않았다. 국민의 명령인 대통령 조기 탄핵을 매듭 짓자"고 외쳤다.

    권 대표는 "개인 탄핵뿐만 아니라 김기춘, 황교안, 우병우 같은 정치검찰과 국정원 같은 특권도 함께 탄핵하자"며,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몰아내고, 국가로부터 수혜를 받은 재벌의 돈을 몰수하자"고 주장했다.

  • ▲ "황교안 내각퇴진"이라는 문구가 담긴 손피켓.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교안 내각퇴진"이라는 문구가 담긴 손피켓.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광화문 거리에 등장한 구치소 모형.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광화문 거리에 등장한 구치소 모형.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현직 교육감이란 본분을 망각한 듯, ‘국정 역사교과서 죽이기’에 몰두했다.

    조 교육감은 무대에 올라 "촛불시민혁명의 완성은 정치지도자 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사회, 새로운 교육을 만들 때 완성된다"며, 국정교과서 반대를 위해 촛불이 힘을 보태달라고 요구했다.

    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박근혜의 부역자"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난했다. 그는 "청산해야 할 적폐 한 가운에 황교안이 있다. 그도(황교안도) 퇴진해야 한다. 퇴진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반드시 끌어 내리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