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삼화 각색-연출, 고명환·박광현·전병욱·안유진·김나미·스테파니 등 출연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베르나르)의 상상력이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베르나르의 유일한 희곡이 원작인 연극 '인간'은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상반된 성격의 두 남녀 라울과 사만타의 인류 생존에 대한 모의재판을 벌이는 흥미진진한 2인극이다.

    동물실험을 하는 고지식하고 소심한 연구원 '라울' 역에 고명환-오용-박광현-전병욱이, 동물과 사람을 사랑하는 다혈질적이고 매력적인 서커스단의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는 안유진-김나미-스테파니가 캐스팅돼 열연을 펼친다.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인간' 프레스콜에서 고명환은 "인간에 대해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다면, 이번 작품을 하면서 성선설이 맞는 것 같다. 단 한 번의 불협화음 없이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인간은 악한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 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광현은 "개인적으로 연극을 하고 싶었던 시기에 소속사에서 좋은 작품이 있다며 권했다. 베르나르는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번에 책을 읽었는데 '이걸 연극으로 만든다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첫 연극으로 '인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 '인간'은 2013년 프랑스 출간 당시 25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며, 2004년 국내에서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2004년 9월 연극화된 이후 2010년 충무아트홀 블루소극장에서 아시아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배우들 중 유일하게 초연에 참여했던 전병욱은 "당시 베르나르의 희곡을 무대화하고 공연용 대본을 만드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 돼 관객들이 더 쉽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각색됐다. 현재 박광현의 아내와 초연을 함께 했는데, 최근 연극을 보고 더 친절해지고 액티브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인간'은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영문도 모른 채 유리 감옥에 갇혔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된다. 배우들은 망가짐을 불사하고 '인류 재판'이라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표현해낸다. 

    김나미는 "연극 '인간'은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딱 이거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드는 생각은 인간 전체에 대해 반성을 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존재의 가치가 있다'가 핵심 메시지인 것 같다"고 밝혔다.

  • 무엇보다 '인간'은 '궁', '꽃보다 남자', '싸우자 귀신아', '사임당' 등 드라마 제작사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이하 그룹에이트)가 공연사업본부를 신설해 선보이는 첫 번째 연극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특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문상화 연출의 섬세한 연출력이 더해져 감감적으로 재탄생시켰으며,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어색하지 않도록 최대한 구어체로 매끄럽게 수정했다.

    무대 전면에 LED 조명을 사용해 유리 감옥의 느낌을 현실감 있게 구현했으며, 마주 보는 형태의 객석을 배치해 자유소극장의 블랙박스 무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연극 '인간'은 2017년 3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사진=그룹에이트,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