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연합지휘부' 단속 피하려…北병사들 사이에서 암묵적 입단속
  • ▲ 최근 북한 군부대 병사들 사이에서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이에 불법동영상 전담기구인 '109연합지휘부'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주민 절반이 한국 드라마를 접했다는 내용의 'TV조선' 보도 일부.ⓒ'TV조선'중계영상 캡쳐
    ▲ 최근 북한 군부대 병사들 사이에서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이에 불법동영상 전담기구인 '109연합지휘부'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주민 절반이 한국 드라마를 접했다는 내용의 'TV조선' 보도 일부.ⓒ'TV조선'중계영상 캡쳐

    최근 북한 군부대 병사들 사이에서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례가 늘어 불법 동영상 전담기구인 '109연합 지휘부'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에서는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적발되면 엄중한 처벌을 받지만 북한 병사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아들이 군사복무를 하는 동안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어, 힘들고 답답한 군생활에 큰 위안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인민군 병사들이 한국 TV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경우는 (한국 TV프로그램) 전파가 닿는 해안가 부대 가운데서도 대대나 중대본부와 멀리 떨어진 소규모 부대들"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해안지역과 섬에는 소규모 부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또한 젊은 병사들은 입대하기 전 이미 한국 TV프로그램을 접해왔고, 서로 시청했다는 것을 입단속하는 암묵적인 룰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즉 북한이 아무리 '109연합지휘부'를 앞세워 단속을 펼쳐도, 사실상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북한 병사들의 한국 TV프로그램 사랑 때문에 독특한 군생활 문화까지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과거 황해남도 용연군 지역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탈북자 이 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발전기를 돌려 (한국 TV프로그램을) 보기도 한다"면서 "이때 자전거 페달은 신입병사가 돌려야 한다. 그러나 잘 돌리지 못해 전압이 낮아져 텔레비전 화면이 사라지면, 상급 병사들의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북한의 체재 붕괴를 초래하는 요소로 ▲시장경제정신 유입 ▲관료들의 부정부패 ▲외부세계 유행의 유입 등이 손꼽힌다.

    북한 당국은 이 가운데서도 외부세계 유행의 유입을 경계하는데, 과거와 달리 주민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다는 점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여러 차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