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뜩한 문재인

    이 섬뜩한 말들은 갈가리 찢어진 국민을 또 다시 편 갈라,
    진보가 아닌 퇴보의 미래를 빚어낼 것 같다.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    문재인 전(前) 대표가 거듭 선을 넘는다. 법과 제도의 경시(輕視)로 빚어진 위기를 법과 제도에 대한 파괴(破壞)로 답한다. ‘박근혜 비판’도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16일 보도된 월간중앙 인터뷰는 비뚤어진 그의 헌법관(憲法觀)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만약 헌재가 탄핵 기각을 결정하면 어쩌나?’라는 도올 김용옥의 질의에 “국민들의 헌법의식이 곧 헌법이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런 판결을 내린다면 다음은 혁명(革命)밖에는 없다.”고 답했다.
     
      오류(誤謬)다. 촛불시위로 드러난 촛불민심은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보자는 주권적 결단이 아니요, 기존의 제도를 깡그리 짓밟는 파괴적 의지의 표현도 아니며, 전체 국민의 의사는 더더욱 아니다. 최순실 사건에 대한 화증(火症)이요 이에 대해 대통령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국민 정서의 표현이다.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과 헌재의 심의로 법적 해결절차에 들어섰다. 이를 무시한 채 힘에 의한 해결을 하자는 주장은 위헌이요, 헌정질서에 대한 부정(否定)이다. 가뜩이나 혼란한 정국에 이런 ‘헌법적 막말’을 일삼는 인물이 대권을 쥘 미래엔 서늘한 냉기가 감돈다. 헌법은 말 종이로 전락해 버리고 이런 저런 이유를 앞세운 위헌이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문 前대표의 논거도 오싹하다. 그는 “국민의 선출에 의한 정통성이 사라지고 선출 받지 않은 사람이 대행을 하고 있는 비정상적 불확실성이 초래하는 공백”인 이른바 “박근혜 리스크를 조기 종식시키는 것이야말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시 총리가 대행을 맡고 헌재에 따라 대통령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는 헌법의 규정을 완전히 부정한 말이다.
     
      극단의 주장엔 치우친 이념(理念)이 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은 즉각 재개해야 하고, 사드 배치는 차기 정권의 과제로 넘겨야 한다.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 미·중과 상의하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대통령 당선 후엔 어딜 먼저 가겠는가?’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말한다. 나는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 답했다. “지난번 대선 때도 나는 임기 첫 해에 남북정상회담을 가지겠다. 아니, 당선된다면 취임식 때 아예 북한을 초청하겠다고 공약했다.”는 말도 했다.
     
      도올 표현에 따르면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문 前대표가 말하는 이른바 제도적 개혁의 청사진은 급진적이다.
     
      “첫째, 경제적 불평등을 혁파할 것이다. 둘째, 그 원천인 재벌을 개혁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히 끊을 것이다. 그들이 반시장적 행위를 하면 법에 의하여 그들을 시장으로부터 퇴출시킬 것이다. 셋째, 이러한 경제민주화는 정치민주화의 확실한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민주화를 확고하게 성취할 것이다. 넷째, 우리 사회의 불공정, 기회의 불균등을 해소할 것이다. 다섯째, 반칙과 특권을 타파할 것이다. 친일 청산·독재 청산을 아직도 못했는데 이러한 구조를 혁파하고 단호한 응징을 감행할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나는 추상적인 얘기밖에는 못하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제도적 방안을 하나씩 선포해나갈 것이다.”
     
      문재인 집권 시 불평등 혁파를 앞세운 이른바 ‘재벌개혁, 반칙과 특권 타파, 친일청산·독재청산’ 등 혁명적 변화의 조짐이 복선처럼 스쳐간다. 특기할 것은 박근혜 정권에 비판의 날을 세워 온 언론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의 객관성을 우선 확보할 것이다. 정권의 홍보방송이 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 종편의 특혜를 없애고, 재인가 시기에 원칙대로 심사할 것”이라는 등 더 많이 ‘손봐줄 것’이라는 식의 암시를 하는 점이다.
     
      문 前대표의 헌법 무시 발언들은 그가 권력을 잡는 날 불어 닥칠 이른바 구(舊)체제 청산(淸算)의 핏빛 구름을 연상케 만든다. 이 섬뜩한 말들은 갈가리 찢어진 국민을 또 다시 편 갈라, 진보가 아닌 퇴보의 미래를 빚어낼 것 같다. 이기와 탐욕, 권세와 권력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생명을 내놓을 선한 목자의 출현을 꿈꾸며 부르짖는다. 분열이 아닌 통합은 오직 헌법과 이타적 양심에 있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