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선박 여러 척이 한꺼번에 공해상 떠도는 것, 매우 이례적"
  •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 10여 척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4일부터 15일 오전까지 北선박 '빅토리 2'호 항적.ⓒ'마린트래픽' 홈페이지 캡쳐
    ▲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 10여 척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4일부터 15일 오전까지 北선박 '빅토리 2'호 항적.ⓒ'마린트래픽' 홈페이지 캡쳐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 10여 척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않고 공해상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 선박 여러 척이 한꺼번에 공해상에 떠도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최근 중국 정부가 결정한 '한시적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조치'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북한 선박 '우리스타'와 '빅토리 2'호는 지난 11일 오후와 12일 새벽부터, '민해'호와 '민정 1'호는 13일과 14일 중국 산둥(山東)성의 란산(嵐山)항에서 20km 떨어진 공해 상에 머물고 있다.

    이 선박들은 석탄, 광물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으로 지난 몇 년 사이 란산항 등을 통해 중국의 석탄수입 항만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었다고 한다.

    란산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르자오(日照)시 항구 앞 약 13km 지점에도 북한 선박 '금송'호가 14일 새벽부터 머물고 있다고 한다.

    펑라이(蓬萊)항 앞바다에서는 '남포 9'호와 '자모산'호가 11일 오후부터 멈춰 있는 모습이 관측됐고, 북한 남포항을 출발지로 한 '진롱 1'호와 '태안'호 등은 또 다른 항구인 시다오(西岛) 항 앞바다에서 각각 12일과 13일부터 머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즉 최소 12척의 북한 선박이 중국 항구를 눈앞에 두고 장시간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제재 2321호를 이행한다면서, 지난 1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북한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때문에 북한 선박들의 공해상 정박이 중국 정부의 석탄 수입 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 선박이 해외 항구 입항을 앞두고 오랜 기간 머물다 본국으로 돌아간 사례는 지난 3월에도 목격됐다고 한다. 3월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때다.

    이와 관련 '미국의 소리' 방송은 당시 유엔 안보리는 총 31척의 선박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유엔 회원국 입항을 금지시켰는데, 일부 대상 선박들이 중국과 러시아 바다에 열흘 가까이 떠있다 북한으로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