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민주당 상원의원 4명 공동성명 "러시아 美대선 개입 의혹 철저히 조사해야"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다시 불거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스운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美'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트럼프(오른쪽).ⓒ美'폭스뉴스' 중계영상 캡쳐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다시 불거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스운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美'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트럼프(오른쪽).ⓒ美'폭스뉴스' 중계영상 캡쳐

    美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해킹 등의 수단으로 개입했다는 美중앙정보국(이하 CIA)의 수사 발표를 두고 트럼프는 "(패자의) 또 다른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인은 11일(이하 현지시간) 美'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하며 "나는 CIA의 보고서를 안 믿는다. (대선에서 패배한 美민주당 측의) 또 다른 변명거리"라면서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는 선거인단 확보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해킹이라는 문제에는 흥미가 있지만 (누구의 소행인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해킹 세력이) 러시아 또는 중국인지 알 수 없다. 침대 같은 곳에 있는 누군가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최근 美'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美'폭스뉴스'는 러시아 해커 그룹이 美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해킹, 이를 폭로 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넘긴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美대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10월 초순,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이 '위키리크스'에 공개됐다.

    당시 이메일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2013년 월스트리트에서 했던 강연에서 "세상은 성공적인 삶을 누리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사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는 등 월스트리트 종사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이 담겨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당시 힐러리와 샌더스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을 비롯해 美국민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녹색당과 민주당의 '재검표' 시도를 비롯해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역풍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의식했는지 "대선에 영향을 준 사이버 공격들을 조사해 퇴임 전까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에릭 슐츠 美백악관 부대변인은 지난 9일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차원이 아니다"면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방어력을 높이자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인 측은 성명을 통해 "CIA는 (이라크의)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던 이들과 같은 부류"라며 "선거는 이미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으며, 이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할 때"라고 비판했다.

    또한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도 공개한 이메일의 출처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아니다"라면서 러시아 美대선 개입설을 전면 부정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해킹 조사 지시를 내릴 때쯤 美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 4명이 러시아의 美대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美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린지 그래이엄, 美민주당의 척 슈머 차기 상원 원내대표, 잭 리드 등은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함께 최근 사건들을 조사하고 향후 사이버 공격들을 막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