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서 '의약품장사'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각광…'韓제품 확보 경쟁 치열'
  •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산 의약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연합뉴스 TV' 보도 일부.ⓒ연합뉴스 TV 중계영상 캡쳐
    ▲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산 의약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연합뉴스 TV' 보도 일부.ⓒ연합뉴스 TV 중계영상 캡쳐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산 의약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한국 상품이 유통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나, 북한 주민들의 한국산 선호 추세는 사그라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국산 의약품이 장마당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북한 김일성은 1990년대부터 '외화벌이'를 명목으로 정권 차원에서 마약 생산 및 수출을 독려해 왔다. 이에 협동농장에서 아편 재배를 맡던 농민들도 중독자로 변질, 북한 주민들의 삶은 병들어 갔다. 심지어 어린이도 마약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가장 큰 원인은 의약품을 구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주민들은 몸이 아프면 '북한에서는 쌀보다 구하기 쉽다'는 마약을 이용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마약보다 중국, 러시아 또는 한국산 의약품을 찾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겨울철 추위가 닥치면서 장마당에서 의약품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의약품 품귀로 아편 등 마약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겼던 주민들이 최근 들어 증상에 따른 치료약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는 소화제부터 감기약, 설사약, 결핵약, 비타민은 물론 여성들의 미용에 필요한 각종 의약품이 팔리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유엔을 통해 지원된 한국산 의약품이 중국산을 제치고 가장 비산 값에 팔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에서의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의약품 장사'가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각광받게 됐으며, 한국산 약품 확보 경쟁에서 밀리면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북한 당국이 한국 상품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생기겠지만,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장마당에서의 한국산 의약품은 겉포장이 모두 제거된 채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유엔이 지원한 의약품을 병원이나 의료 부문 간부들이 빼내 장마당에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자칫 한국의 발전된 의료기술을 선전한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겉포장을 전부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과 러시아 등 외제 약품들도 다량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돈 많은 주민들과 간부들은 비싼 값에도 한국산 약품만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과 간부들의 한국산 약품 선호 이유로 "중국산이나 러시아산 약품은 한국 약에 비해 치료 효과가 미미하고 한국 약품은 부작용이 없어 안전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