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20세기 낡은 정치 통째로 탄핵", 이재명 "재벌 체제에 대한 탄핵"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탄핵안이 가결되자마자 하야를 주장하며 압도적인 탄핵 가결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성명을 내고 "이제 또 하나의 능선이 우리 앞에 있다.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지금은 불안한 상황과 국가리더십의 부재를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재차 압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촛불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 촛불은 대통령 퇴진과 함께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의 3불 사회의 척결을 향해 있다"며 "촛불은 대통령 퇴진을 넘어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바로 선 사회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나아가 "우리가 넘어야할 마지막 능선은 국가 대청소를 통해 국가 대개조의 길로 가는 것이다. 국민을 믿고 거침없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향해 가겠다"며 이후에도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을 이어가겠는 의지를 밝혔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조기 대선 추진에 몰두하고 있는 문 전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초법적 발언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이상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며 헌법적 절차를 존중해야 함에도, 하야를 거듭 주장하며 국정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 ▲ 안희정 충남지사.ⓒ이종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이종현 기자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해 "새 시대, 새 역사가 시작됐다"고 평했다. 안 지사는 "오늘은 국민이 승리한 명예혁명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이 탄핵한 것은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국민은 20세기의 낡은 정치를 통째로 탄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이제 정치권이 국민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오직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또 "정치와 재벌, 검찰을 개혁하고 새 시대의 안보 외교, 경제발전 전략 그리고 사회 안전망을 재설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개혁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데 대해 "몸통인 새누리당에 대한 탄핵이며, 뿌리인 재벌 체제에 대한 탄핵"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승리다. 우리 국민은 가장 부끄러울 대한민국을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며 "불평등과 불공정의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 공정하고 평화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