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여론조사, 安 7.5% vs 李 16.6% vs 文 23.5%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하루 남았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탄핵열차의 방향키를 잡았지만 유독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중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5일보다 2.3%p 하락해 7.5%를 기록했다. 주간집계로 작년 11월 3주차(5.5%)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안철수 전 대표의 대통령 퇴진 및 탄핵을 촉구하는 길거리 서명운동은 이날로 29일째를 맞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손을 잡으며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보다 먼저 강경노선에 돌입하는 등 선명성 경쟁을 벌였으나 지지율은 오히려 '최순실 게이트' 정국 이전보다도 하락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16.6%를 기록,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진보층과 보수층에서 결집하며 4주째 지지율 상승을 이어가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의 격차를 두 배 넘게 벌렸다. 

    지난 10월 4주차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도가 10.5%를, 이재명 시장은 5.9%였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뒤늦게 강경노선에 동참했던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23.5%를 기록하며 20%대 박스권을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로선 야권주자들과 같이 강경노선을 추진하고, 문재인 전 대표보다 먼저 대통령 탄핵을 외쳤지만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 ▲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12월 1주차 주중집계) ⓒ리얼미터
    ▲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12월 1주차 주중집계) ⓒ리얼미터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명성 경쟁이 제3당을 내걸었던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맞지 않은 노선이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4·13 총선 직후 안철수 전 대표는 20%대에 가까운 지지도를 기록했다. 거대 양당제도의 폐해를 비판하며 대안정당, 새정치를 이루겠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야권 지지층과 함께 새누리당 지지층을 대거 흡수하며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 올랐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정국 초반부터 촛불민심에만 기대며 다른 야권 대선주자들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쳐왔다.

    일찍부터 당내에서 주승용 의원과 박주선 부의장 등이 국회가 할 수 있는 정당한 법적인 절차와 권리인 탄핵을 추진하자고 주장했으나 이를 외면했다. 적어도 열흘 이상 탄핵을 먼저 주도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난달 20일 자신이 제안했던 야권 정치지도자 '8인 회동'에서 탄핵 추진을 합의한 이후에야 "시민들의 퇴진운동과 의회의 탄핵발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돌아섰다. 

    그리고는 민주당과의 지지도 격차가 계속 커지자 국민의당과 자신이 '탄핵 정국'을 가장 먼저 주도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1일 오전에, 민주당은 같은날 오후에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정했다. 

    <리얼미터>는 안철수 전 대표의 주중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국민의당의 '2일 탄핵 지연'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의 '문재인 집권 저지 국민의당·새누리당 대선 연대 공공연한 비밀' 발언을 지목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 5일 당시 2.9%p 하락했고 이후 '연대설 일축'과 '거리 서명 독려' 등으로 지지도가 올랐으나 결과적으로 2.3%p 하락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 지지도가 4.5%p 급락해 11.4%에서 6.9%로, 보수층도 1.1%p 내려가는 등 중도·보수층의 이탈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중도층에서 오히려 8.0%p 지지가 올랐고, 이재명 시장은 진보와 보수층에서 각각 2.0%p, 1.6%p 소폭 상승했다. 

    중도보수층을 공략하겠다는 초창기의 안철수 전 대표보다 오히려 민주당 주자들이 여권을 이탈한 지지층 흡수에 앞서는 모양새다. 

    이처럼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과의 차별화에 실패했음에도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야권 대선주자들과 발을 맞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저녁 63빌딩에서 열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도 참가한다.

    탄핵안 표결 이후 대권판도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주자로서 막판 존재감 부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행보를 놓고 안철수 전 대표가 야권주자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며 제3지대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일 새누리당 혹은 제3지대 출마가 유력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제 머릿속에는 들어있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무·유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 등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전체 1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심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