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中외교부 부부장, 국제문제연구소와 면담…김장수 대사, 한 달 째 면담도 못해
  • 지난 7월 국회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시위를 벌이는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월 국회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시위를 벌이는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공산당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보는 걸까. 아니면 탄핵이나 하야를 통해 '친중 정권'이 들어서도록 사전 공작을 벌이는 걸까.

    ‘동아일보’는 8일 中베이징 외교소식통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인용, “야당 의원들이 최근 중국을 찾아 中공산당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과 잇달아 만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中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들과 더불어민주당의 강훈식, 김영호, 이인영, 정춘숙 의원 등이 베이징에서 만났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은 오후에는 류전민 中공산당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면담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들 간의 만남은 비공개였다고 한다. 이 만남에서는 ‘사드(THAAD)’ 등을 논의했으며, 류전민 부부장과 만났을 때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 대응, 대만과 중국 관계로 본 남북 협력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류전민 부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나서도 ‘사드’ 배치에 반대했고, 의원들은 “사드 갈등의 근본원인은 북한 핵에 있으므로, 중국과 한국이 이를 해결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갔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드 배치 때문에 중국에 간 게 아니라,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인사(류전민 부부장)를 만나 북한 내부 소식을 듣는 자리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류전민 부부장은 지난 10월 방북한 바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에 대선이 예정돼 있으니, (한국과 중국이) 함께 노력하다 보면 ‘사드’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동아일보’에 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4일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中베이징에서 6자 회담 대표인 우다웨이 中공산당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를 만났다고 한다.

    반면 한국 정부와 중국 간의 ‘공식통로’인 김장수 주중대사는 ‘찬밥’ 신세였다고 한다.

    김장수 주중대사는 中공산당의 여행객 제한, 한류 제한 등에 대한 中공산당의 입장을 듣기 위해 리진짜오 국가여유국장, 녜천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장에게 한 달 전부터 면담을 신청했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中공산당의 이 같은 태도는 한국 정부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中공산당이 이미 박근혜 정부가 무너지고 야당이 정권을 잡았다는 가정 아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접촉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사실 수십 년 전부터 계속돼 왔던 것이다. 中공산당은 자신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상대에게는 ‘존중’을 표시하지만, 자신들이 ‘한 번 해볼 수 있겠다’거나 ‘아래’로 보는 나라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협박과 무시,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 나라로는 대만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일부 국가, 아프리카 국가 등이 있다. 한국의 경우 중국 경제가 아직 성장하기 전인 1990년대에는 ‘평등한 대우’를 하는 척 했지만, 경제규모가 커진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