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탄핵 부결시 민주당 전원 의원직 사퇴, 국회도 탄핵" 우상호 "섣부르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여의도 촛불'에 참석해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여의도 촛불'에 참석해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의 '탄핵소추안 부결시 정계은퇴' 요구에 대해 '문재인 죽이기'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7일 측근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통해 "(새누리당의 정계은퇴 요구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새누리당의 문재인 죽이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새누리당이야말로 탄핵에 전념해야 될 시기에 대선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문재인이 그리 무서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들의 민심은 즉각 퇴진하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하루라도 더 재직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반헌법적인 것"이라며 역공을 폈다.

    앞서 새누리당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회 간사 황영철 의원은 "문 전 대표는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의원들이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되기 놀음에 빠져있다"며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시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CGV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서도 "지금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만약 탄핵이 부결된다면 전원 다 의원직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탄핵을 가결시키기 위해서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이제는 촛불민심이 쓰나미처럼 국회로 몰려가서 국회를 집어삼킬 것이라는 그런 촛불민심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며 "만약에 탄핵이 부결된다면 이제 촛불민심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도 함께 탄핵하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촛불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국회 압박을 부추겼다.

    문 전 대표는 "탄핵이 의결되는 그 순간까지 우리 촛불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국회로 향해 줘야 된다. 국회를 향해 촛불을 들어줘야 한다"며 "촛불을 들고 국회를 향해서 대행진 해줘야 한다"고 시위를 거듭 주문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선 "지금 새누리당이 동참해야 하는데 지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하면서도 자율 투표하겠다고 한다"며 "박 대통령 말 한마디면 말을 바꾸고 오락가락하는 그런 새누리당이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에는 '탄핵 후 박근혜 대통령 즉각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의 '탄핵 후 하야' 주장에 대해 "퇴진 문제는 대통령 의사에 따르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탄핵 가결 이후 하야 시점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 측은 "탄핵 가결을 완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선동이 너무나도 심하다"며 "문 전 대표가 주도하는 인치(人治)보다 우리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법치(法治)를 수호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문 전 대표의 무책임한 언행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문 전 대표는 엊그제 헌법파괴 발언에 이어 오늘은 길거리에서 탄핵이 의결되는 그 순간까지 우리 촛불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국회를 향해야 한다는 국회압박 선동을 했다"고 질타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 탄핵을 헌법에 따라 추진하면서 그 헌법을 부정하고 대통령 즉각 퇴진을 외친 헌법파괴 태도에 비판이 비등한데도, 촛불선동까지 하고 있으니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잘 알려진 갈지자 행보에, 헌법 무시에, 오늘 국회압박 선동까지 문 전 대표의 무책임한 행보의 끝은 어디일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아가 "문 전 대표는 탄핵 이후 안정적 정치일정에는 전혀 관심도 없다. 그저 조기대선에만 매달려 국정수습은 나몰라 하는 무책임한 행보에만 매몰돼 있다"며 "문 전 대표는 신중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자중을 요구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던 문 전 대표는 최근 '정계은퇴' 약속과 관련, "광주와 호남에서 우리 당이 지지받기 위한 그런 여러 가지 전략적인 판단으로 했던 발언이었다"고 말해 호남의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