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대통령의 '머리 손질'이 왜 문제냐?

    도를 넘게 퍼부어대는 인격살인의 언사가
    언젠가 지금 선동을 해대는 자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정도껏 해라.

    이강호
     
    줄기차게 ‘세월호 7시간’을 떠들어대던 자들이 이번에는 당시 朴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했다고
    시비를 하고 나섰다. 한겨레 보도를 필두로 여러 신문, 방송들이 일제히 떠들어댔다.
    저열하다. 아니 그를 넘어선 '인격 살인' 수준의 광란적 선동이다.

    남성도 마땅히 그래야 하지만, 여성이 남 앞에 나서기 전에 머리 손질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물며 대통령이라는 공인(公人)이다. 부모나 자식이 죽었다 해도 정해진 공식석상(公式席上)에 나서야 할 때는 나서야 하는 게 공인(公人)의 숙명이다. 그때 손질도 없이 헝클어진 머리로 나서는 게 옳은가?

    머리 손질 운운을 보도하는 방송사의 앵커 석에는 여성 앵커도 나란히 앉았다.
    그런데 그 여성 앵커는 그 방송을 하기 전 머리 손질 안했나?
    세월호 사고 당시 보도를 하던 여성 앵커들은 머리 손질 안하고 방송에 임했나?
    머리 손질만이 아니라 화장도 했을 것 아닌가? 분도 찍어 바르고 립스틱도 칠했을 것 아닌가?

    갑자기 혈육이 죽는 일을 당했다 해도 대안 없이 방송을 펑크 내지 않기 위해선
    방송에 임할 수밖에 없음을 감수하는 게 프로 방송인의 자세라 들었다.
    그때 개인적 슬픔이 있다고 허트러진 얼굴에 머리 손질도 안하고 카메라 앞에 서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성 앵커는 화장도 하고 머리 손질도 하는 게 당연하지만
    여성 대통령은 그러지 않아야 하는가?

    누가 죽기만 하면 머리 풀어헤치고 대성통곡을 하는 걸 당연시 여기지 마라.
    장삼이사(張三李四)는 그래도 될지 모르나 공인(公人)은 그러면 안 된다.
    아무리 참혹한 일을 당해도 용모(容貌)를 단정(端正)히 하고 의관(衣冠)을 정제(整齊)하여
    남 앞에 나설 줄 아는 게 오히려 양식(良識)이 있는 자세다.
    더욱이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전선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가는 전쟁의 상황에서도
    국민 앞에는 정제된 모습으로 나서야 한다. 그게 잘못됐다고 보는가?
    세월호 사고는 참으로 가슴 아픈 사고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국의 대통령이 머리도 다듬지 않고 버선발로 뛰어나가듯이 허둥지둥 나서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가? 그게 옳다고 보는가?

    지금 도를 넘게 퍼부어대는 인격살인의 언사가 언젠가 지금 선동을 해대는 자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정도껏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