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대마 1kg 30위안에 구매해 500위안 받고 판매…北세관 ‘산나물’ 취급
  • 북한의 통치구호와 대마초 그림.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에서는 대마초 재배 및 흡연이 합법이라고 한다. ⓒ美바이스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의 통치구호와 대마초 그림.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에서는 대마초 재배 및 흡연이 합법이라고 한다. ⓒ美바이스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이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만든 나진선봉지구, 즉 ‘나선특별시’가 자유무역지대가 아니라 ‘자유마약지대’로 전락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6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광 또는 사업 목적으로 나선특별시를 방문한 중국인들이 대마초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에서 대마초 재배는 합법이어서 구하기 쉬운 탓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나선 사람들이 올해 마른 역삼(대마초) 꼬투리를 1kg당 30위안(한화 약 5,200원)을 주고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이것을 중국인들에게 1kg에 500위안(한화 약 8만 5,000원) 안팎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역삼’이라고 부르는 대마초를 유지작물로 분류, 재배하는 거시 합법이라고 한다. 대마초 재배가 합법이 된 것은 1980년대 초반부터라고.

    이 소식통은 “1980년대 초 김일성이 식용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마초 재배를 대대적으로 장려했다”면서 “현재 식용유를 얻으려고 대마초를 키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과거 재배하던 대마초 씨가 땅에 떨어져 야생화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대마초는 북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라면서 “지금껏 북한 주민들은 야외에서 많이 자라는 대마초가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역삼’이 대마초라는 마약이라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살았다”면서 “나선특별시 세관 관리들조차 말린 대마초 꼬투리를 의심하지 않고 일반 산나물로 취급해 중국인들이 무제한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은 대마초를 채취해 토끼 먹이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 7월 초부터 나선특별시 주변의 경원군, 부령군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인들이 말린 대마초를 비싼 값에 대량으로 구매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는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대마초를 통째로 채취해 말려서 파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말린 대마초 꼬투리가 마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앞으로 대마초 중독자가 늘고, 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주민들 사이의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와는 별개로, 북한은 현재 마약 천국이나 다름없다는 소식이 간간히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6살 난 어린아이까지도 ‘심심풀이’로 마약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죽기 전부터 ‘외화벌이’를 명목으로 각급 기관에 마약 생산 및 수출을 독려해 왔다. 1990년대 후반에는 마약 판매 문제로 보위부와 인민군 등 권력기관 사이에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