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고구마 對 사이다 신경전 펼치기도…"文 확실한 집권? 회의 많이 생길 것"
  • ▲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기지방자치단체장들이 5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지방재정 개편관련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기지방자치단체장들이 5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지방재정 개편관련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행보에 경고등이 켜진 모양새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도는 20%대 박스권에 갇힌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의 추격이 심상치 않으면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6일 이재명 시장의 지지도 상승세와 관련, "앞으로도 더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의를 재빠르게 읽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의 약진이 야권 전체의 대선판도에 큰 변수가 되겠냐는 질문에는 "야권 전체의 판도보다는 민주당 내에 있어서 조금 판세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당 내부로 문재인 전 대표가 완전히 좌파로 당을 구성하고 있기에 지명 자체에 대해선 별로 염려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친문(親文) 주류 패권세력은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8·27 전당대회 등 당내 중요한 선거 때마다 드러난 표심으로 건재함을 증명한 바 있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구성됐다.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는 온라인투표와 ARS 당원 모집 제도도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분당을 앞두면서 '문재인 지도부'를 지키기 위해 가입한 온라인 당원은 흔히 '문심(文心)으로 불리고 있다.

    이와 관련 비문(非文) 주자들은 온라인 권리당원제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추미애 대표는 지난 9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당세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당내 비문주자인 김부겸 의원은 현재의 경선룰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10월 "당 고정 지지층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압도적인 지지 자체는 부인할 도리가 없다"며 "모집단이 30만 내외인 지금의 당원 기준으로는 틀 자체를 바꿀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의원이 가진 기득권을 특별히 인정하지 않고 투표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모두 투표권을 주는 '국민경선 100만 선거인단'을 제시했다. 

    다만 김종인 전 대표는 "이제 이재명 시장이 많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가) 확실하게 집권할 수 있겠느냐 하는 데 대한 회의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당내 대선판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 ▲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20.8%로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주보다 0.2%p 하락했다. 반면 이재명 시장은 2.8%p 올라 14.7%를 기록해 3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도 지난주 9.7%p 차이에서 6.1%p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5일 리얼미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심위 참조)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의 서로를 향한 견제도 시작됐다. 

    지난 2일 문재인 전 대표가 '사이다'로 불리는 이재명 시장을 향해 "탄산음료는 밥이 아니다, 금방 목이 마르다"고 지적하자 이 시장은 "고구마를 갑자기 먹으면 체한다"고 응수했던 것.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고구마로 불리는 것에 대해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자평했다. 

    한편 김종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좌고우면하는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추미애 대표가 지난 1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의 비밀회동에서 '1월31일'을 퇴진 시점으로 말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탄핵 절차를 밟았고, 국회가 대통령의 잘못이 있어서 탄핵하기로 했으면 원칙에 따라서 가야 한다"며 "이러고저러고 얘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부터 일관성 없이 말을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밖에서 보기엔 일관성이 없어 보였다"며 "명예롭고 퇴진을 시켜야 된다. 또 정치적인 절차를 제대로 지키면서 해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 이제 밖에서 민심이 달라지기 때문에 결국 야당이 탄핵 쪽으로 완전히 선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