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면 확실히 준비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명단 공개 시사하기도
  • ▲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의. ⓒ뉴시스 DB
    ▲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의. ⓒ뉴시스 DB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야당 일부로부터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세력이 있다는 말이 들린다"면서 "국민 앞에서 장난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6일 오전, 비상시국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흔들림 없이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상시국위원회에서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황 의원은 "저희는 흔들림 없이 탄핵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며 "(야당 일각에서) 거의 음모 수준의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러 논의 끝에 대통령의 4월 조기 퇴임은 국민에게 거부당한 카드라 판단했다"면서 "탄핵이 가결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탄핵안 가결을 위해 진정성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확실하게 준비돼 있다는 점을 국민 앞에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

    비상시국위원회는 탄핵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들을 최소 30명, 많게는 40명까지도 보고 있다.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실무위원장인 김재경 의원은 지난 5일, 40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영철 의원 역시 "35명까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분명히 확인을 받았다"고 한 상태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탄핵 가능성을 장담하는 이유는 자칫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비난들이 자신들에 쏟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국회법 제130조 2항에 "본회의가 제1항에 의하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지 아니한 때에는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의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고 돼 있다.

    때문에 탄핵안의 표결이 끝나더라도 개별 의원들이 탄핵안에 어떤 의사를 표명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노린 야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친문(親文·친 문재인)계에서 막상 표결에 들어갈 때 적당히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친문계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안에 찬성한 다음을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단 탄핵안이 가결되면 새누리당이 분당하고 비박계가 제3 지대에서 다시 뭉치는 수순으로 돌입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보수와 진보가 모이는 제3 지대가 구성돼 더불어민주당의 확장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비박계를 고사시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주류가 이같은 전략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의 1:1구도로 대선에 나선다면 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 야권과도 뭉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비박계의 행동이 문 전 대표로서는 가장 골칫거리"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