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론들 “좌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 성장할 것” 예측하기도
  • ▲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는 결국 부결됐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국민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英텔레그라프 렌치 총리 사퇴 기자회견 생중계 화면캡쳐
    ▲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는 결국 부결됐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국민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英텔레그라프 렌치 총리 사퇴 기자회견 생중계 화면캡쳐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가 결국 부결됐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국민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유로뉴스’, 英‘텔레그라프’, 美‘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국민투표 직후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출구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전달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투표 출구조사에서는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이 54~58%, 찬성하는 사람이 42~46%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개헌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이번 투표가 정부에서의 마지막 경험이었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국민투표 전에 “개헌에 실패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유로뉴스’ 측은 이번 개헌투표의 실패로 이탈리아 내에서 ‘마테오 린치’ 총리와 중도좌파 여당인 민주당의 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의 이목을 끈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는 새로운 법률을 정할 때나 정부 정책을 시행할 때마다 의회가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행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그 핵심으로 현재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상원의원 정족수를 기존의 315석에서 100석으로 줄이는 것을 꼽았다.

    ‘유로뉴스’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이번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그에 반하는 거대야당 ‘오성운동’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 10월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창당한 ‘오성운동’은 기득권 세력인 지방 토호들에 반대하고, 대중주의, EU의회주의, 전자민주주의(직접 민주주의), 환경주의, 반체제주의 등을 내세운 포퓰리즘 좌파 정당이다. 현재 이탈리아 원내에서는 제3당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유럽 언론들의 예측이 그대로 들어맞을지는 미지수다. 마테오 렌치 총리와 민주당 정권이 추진한 개헌은 남북 이탈리아를 통틀어 각 지역에서 오랜 기간 기득권을 행사해 온 토호 세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수십 개의 군소정당을 개혁하자는 의미였다.

    ‘오성운동’과 같이 기성 정치에 반발해 나타난 좌파 포퓰리즘 정당이 이런 기득권 세력에 맞서 새로운 개혁을 이뤄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다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