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팀' 5일 출국해 9일 새벽 귀국…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에는 지장 없어
  • 원유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세연·이혜훈·윤영석·원유철·안상수 의원. ⓒ뉴시스 사진DB
    ▲ 원유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세연·이혜훈·윤영석·원유철·안상수 의원. ⓒ뉴시스 사진DB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측과의 소통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본래의 목적은 미국의 향후 대한(對韓) 정책방향 탐색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정치 동향이 예측 불허로 흐름에 따라, 이를 인수위 측에 설명하는 역할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5선의 원유철 전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고 안상수·김세연·이혜훈·윤영석·백승주 의원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당내외로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도 이번 방미특사단은 트럼프 당선 이후 대미(對美) 관계의 급변이 예상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인 '드림팀'으로 구성됐다는 분석이다.

    원유철 의원은 북핵(北核) 문제에 정통한, 국회에서도 손꼽히는 외교·안보통이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 시절 트럼프 당선인과 투자 유치 문제로 직접 교섭한 적이 있고, 당선인의 딸이자 선거캠프·인수위의 핵심 참모인 이방카 트럼프와도 수 차례 실무 접촉을 한 경험이 있다.

    김세연 의원은 전세계 자유·보수주의 정당의 결사체인 국제민주연합(IDU) 부의장으로,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을 공화당 후보로 선출했던 전당대회를 직접 참관한 국제정당·의원외교의 전문가다. 이혜훈 의원은 한미FTA 등 통상 문제에 정통하고, 국방부차관을 지낸 백승주 의원은 방위분담금 등 주한미군 분야에서 활약상이 기대된다.

    당초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도 직접 도미(渡美)할 예정이었지만 정무적으로 중차대한 국면이 계속되고 있어 단념하고, 대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이 김세연 의원과 함께 의원외교의 최전선에 설 예정이다.

    이날 출국한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은 향후 2박 5일 간의 강행군 속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정무·정책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정·관계의 다양한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할 계획이다.

    이들이 접촉할 예정인 인사들 중에서 최고위급으로는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 전 하원의장이 꼽힌다. 깅리치 전 의장은 공화당 우파의 핵심 인물로,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을 때부터 단 한 순간도 흔들림없이 그를 일관해서 지지했다. 향후 인수위 및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 원유철 의원(사진 가운데)을 단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 DC로 출국하기에 앞서 귀빈실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원유철 의원(사진 가운데)을 단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 DC로 출국하기에 앞서 귀빈실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로 손꼽히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도 면담 일정이 잡혀 있다. 이외에도 공화당 우파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러 전 이사장,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과도 만나 트럼프 인수위의 한반도·대북·통상 정책 등을 논의한다.

    원유철·안상수·김세연·이혜훈·윤영석·백승주 의원이 각각 북핵·통상·정당외교·한미FTA·의원외교·주한미군 분야를 나눠 맡지만, 미국 정관계의 고위급 관계자들과 접촉할 때 국내 정치 상황을 설명하는 역할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조기 대선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정치 상황은 미국에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에는 미국 백악관의 정례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국내의 정정(政情) 불안에 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 브리핑에서 외국의 순수한 국내 상황이 언급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조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인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 때마다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한 질문을 받아 곤혹스런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국 정관계에서 국내 정치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보니, 방미특사단이 이를 잘 설명해야 할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번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의 미국 방문 일정은 9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미특사단은 9일 새벽 5시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기 때문이다. 8일 보고될 예정인 탄핵소추안은 빠르면 9일 오후에나 본회의에서 표결이 시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박계 안상수·김세연·이혜훈 의원이 특사단에 포함돼 있으나 이들이 표결에 참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철 의원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방미특사단의 일정은 한 달 전에 이미 정해졌다"며 "우려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투표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혜훈 의원도 방미특사단 일정이 탄핵소추안 표결이 시도될 9일 새벽에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새벽에 귀국해 탄핵 표결에 참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