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명분으로 ‘겨울용 기관차’ 무리하게 동원한 뒤 ‘수리불능’
  • ▲ 열차에 탑승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이제는 이런 모습도 못본다고 한다.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 北열차 관련보도 화면캡쳐
    ▲ 열차에 탑승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이제는 이런 모습도 못본다고 한다.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 北열차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에서는 열차가 500km 남짓의 노선을 운행하는데 열흘 이상 걸린다는 소식은 지난 11월에 전해진 바 있다. 북한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수력발전이 가을 가뭄 때문에 제대로 안 돼 전기 기관차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북한의 열차 사정이 12월 들어서는 더욱 심각해졌다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일 “열차들이 일반 주민들을 태우지 않고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2월 1일부터 농업대회 참가자들을 평양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매주 한 번씩 운행하던 열차가 일반 주민은 아예 태우지 않고 있다”면서 “평양 농업대회가 끝나도 일반 주민들은 당분간 열차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열차에 주민탑승을 제한한 공식적인 명분은 “내각 철도성이 농업근로자동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사람을 실어 나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력 사정 문제로,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 2월까지는 주민들의 열차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현재 혜산-평양 열차는 객차를 4개밖에 달지 못하기 때문에 농업근로자동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인원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참가자 수송에 열흘은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수해복구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모든 열차를 물자 및 복구인력 수송에 동원했다고 한다.

    때문에 주민들의 열차 이용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일반 여행객은 예전부터 열차에 탈 수 없었는데 내각 철도성이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식발표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내각 철도성의 발표로 주민들은 타지로 이동할 때 ‘써비차(인력수송용으로 개조한 트럭)’ 등으로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도 열차들이 농업근로자동맹 대회 참가자 수송에 동원됐다는 소식을 확인해줬다고 한다.

    이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력난이 심한 겨울에 운행하는 디젤 기관차들은 수해복구에 총동원돼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열차는 전기 기관차뿐”이라며 “수해복구가 끝난 뒤 디젤 기관차들은 청진 철도공장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데 부품 조달이 어려워 한동안 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수해복구 명분으로 디젤 기관자들을 무리하게 동원한 결과 운행 불능 상태에 빠져, 철도가 마비되는 바람에 북한 주민들은 위험한 써비차 등으로 내몰리고 있어, 사소한 교통사고에서 큰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소식통들의 주장을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북한은 평양과 원산, 신의주 등 일부 도시 지역에 대해서만 전력을 공급하고 있을 뿐 주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에 필요한 전력은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준비 또한 매우 소홀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