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권 '정치 선배'로서, 정치 입문 앞둔 반기문에 '정당 선택 기준' 관련 훈수
  •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사진)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정당의 선택은 대선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념과 소신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우택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사진)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정당의 선택은 대선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념과 소신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우택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정우택 의원은 2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정치에 입문하는 입장에서 어느 당을 택해야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것으로 좌고우면(左顧右眄)한다면 아마 국민들은 대단히 실망할 것"이라며 "반기문 총장 스스로의 정치적 이념과 소신이 같이 갈 수 있는 정당을 택해야 정치인으로서 처음 출발할 때 올바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반기문 총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친박계는 물론 새누리당 자체와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 설이 정치권 안팎에 제기되는 가운데, 정당은 대선의 유불리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이념과 소신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는 정론을 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반기문 총장의 측근 인사가 '귀국해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친박이나 새누리당에서 하지는 않을 것'이라더라"며 "이 측근 인사는 반기문 총장과 수시로 소통하는 가까운 사이라서 뜻깊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반기문 총장의 핵심 최측근인 김원수 유엔사무차장과 최근 회동해 대선 출마와 관한 조언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지난달 4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기문 총장이 오겠느냐"며 "반기문 총장이 우리 당에 올지 안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5위권 안에 한 명의 잠재적 후보도 올려놓지 못하는 불임정당(不姙政黨) 신세로 전락한다.

    꼭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적으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일단 유력한 주자가 경선전에 뛰어들어야 당내의 다른 잠재 후보들도 조명받을 기회가 있는 것인데, 그 일말의 기회조차 사라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이를 우려한 정우택 의원이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고, 주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성격은 아니다"면서도, 범(汎)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반기문 총장을 향해 현재 정치지형에서 유일하게 보수 지지층을 대변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입당할 것을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올바른 정당 선택의 기준을 가질 것을 조언하는 한편 정우택 의원은 '무질서한 조기 대선'을 통해 제대로 된 정책과 검증도 없이 대통령직을 가져오려 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림으로써 반기문 총장을 간접적으로 엄호했다.

    정우택 의원은 "'즉각 하야'라는 성난 민심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즉각 하야하면 60일 내에 선거를 치를 때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고 실무적으로는 선관위의 준비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정적으로 잘 검증된 좋은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다음 정권이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다"며 "지금 바로 사임하고 두 달만에 선거를 치른다고 하면 국민들이 볼 때도 후보를 검증할 절대적 시간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우택 의원은 '4월 퇴진~6월 대선'으로 로드맵이 정리되면, 4월 12일 재·보궐선거 시점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방안을 포함해, 개헌에 관한 모든 논의를 열린 자세에서 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했다.

    정우택 의원은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헌 논의는 멈춰서는 안 되며 하루빨리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며 "(내년 4월 개헌안 국민투표도) 여야 간의 협상만 잘 이뤄진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