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대사에게 “카스트로 정신, 진보적 인류 마음속에 고이 간직돼 길이 빛날 것”
  • ▲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 등은 지난 28일 김정은이 직접 쿠바 대사관을 찾아 카스트로의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 등은 지난 28일 김정은이 직접 쿠바 대사관을 찾아 카스트로의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지난 28일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을 찾아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했다고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생전 김일성과 친분 관계를 갖고, 북한과 쿠바의 ‘독재 동맹’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이런 점이 김정은을 직접 쿠바대사관에 가도록 만든 이유로 보인다.

    北‘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조의록에 “탁월한 지도자는 비록 서거하였지만, 그의 이름과 업적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영생할 것이며, 위대한 동지, 위대한 전우를 잃은 아픔을 안고”라고 적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北‘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헤수스 델 로스 앙헬레스 아이세 소톨롱고 쿠바대사를 만나 “카스트로가 남긴, 고귀한 업적은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심장 속에, 진보적 인류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되어 길이 빛날 것”이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날 김정은의 쿠바대사관 조문에는 황병서 北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계관 北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흉내 내기’에 집착하는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그의 조부와 ‘친구’였던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에 대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쿠바대사관에 조문을 한 것과 별개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단을 지난 28일 쿠바로 보냈다. 또한 28일부터 30일까지를 카스트로 사망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각급 관공서의 인공기를 조기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이후 쿠바와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협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7월 파나마 운하를 지나던 北화물선 ‘청천강 호’가 전투기 부품과 무기를 싣고 운항하다 파나마 당국에 적발된 사례에서 보듯 최근까지도 북한과 쿠바 간의 ‘동맹’ 관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 “1990년대 이후로는 개혁개방 정책을 펼쳤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실상은 냉전 질서가 끝나고 소련이 붕괴된 이후 더 이상 서방 진영을 적으로 돌리기 어려워지면서, 미국의 ‘달러’를 얻기 위해 벌인 ‘부분적 개방’에 불과했다.

    이는 2000년대 이후로도 쿠바에서 정치적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난민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