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고아인 ‘꽃제비’들, 수용시설 들어가면 굶어 죽을까봐 도망쳐
  • 최근 북한에서는 '꽃제비 일제단속'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0년 8월 방영된 'KBS 스페셜'에 나온 북한 꽃제비의 모습. 이 소녀는 결국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S 스페셜 관련화면 캡쳐
    ▲ 최근 북한에서는 '꽃제비 일제단속'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0년 8월 방영된 'KBS 스페셜'에 나온 북한 꽃제비의 모습. 이 소녀는 결국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S 스페셜 관련화면 캡쳐


    북한 김정은 집단이 최근 장마당을 중심으로 ‘꽃제비’들을 일제 단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4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꽃제비’란 가족을 잃고 이곳저곳을 부랑하며 걸식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가리키는 북한 속어다. 대부분은 고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정은 집단이 최근 보안원(경찰)도 아닌 ‘노동자 규찰대’를 동원해 꽃제비들을 잡아 강제수용시설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노동자 규찰대가 11월 중순부터 거리와 장마당에서 꽃제비들을 단속하고 있는데, 도망치는 꽃제비들과 잡으려는 규찰대 사이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자주 벌어져 주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자 규찰대’와 꽃제비 간의 추격전은 주로 포항 장마당, 수남 장마당 부근이라고 한다. 붙잡힌 꽃제비들은 수용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며 길바닥에 누운 채 필사적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최근 김정은은 고아들을 위한 보육원, 애육원, 중등학원 등을 각 도별로 새로 지은 뒤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꽃제비들은 왜 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할까.

    여기에 대해 소식통은 “이런 시설들은 겉모습만 번듯할 뿐 하루 급식량이 정량의 25%도 안 돼 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겨울에는 기숙사에 난방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꽃제비들은 차라리 길바닥에서 얼어 죽을지언정 시설에는 안 들어가려 한다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도내 보육원, 애육원, 중등학원은 도당 차원에서 직접 관리하며, 수용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숙식을 위한 후방물자 원료기지와 외화벌이 기관까지 따로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시설 운영자들이 수용된 인원에 맞게 지원받은 식량, 생필품, 땔깜 등을 모두 빼돌려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때문에, 수용돼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영양실조와 추위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각 수용시설의 관리자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재우지도 못하면서 청소, 경비 등의 관리업무와 강제노동에까지 동원하면서 학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노동자 규찰대’가 잡아간 꽃제비들은 틈만 나면 시설을 탈출해 다시 장마당과 길거리로 돌아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주민들은 노동자 규찰대의 꽃제비 일제 단속이 수용시설과 관련기관 간부들이 서로 짜고 수용인원에게 보장되는 물품을 갈취하기 위해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주장도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이 집권한 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온갖 선전을 다했지만, 현실은 김씨 일가나 노동당 간부와 같은 ‘전체주의 기득권 세력들’이 주민들을 속이기 위해 펼친 ‘선전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