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올린 트윗 10개 가운데 리트윗 ‘0’…유튜브 영상 조회 수 50회 미만
  • ▲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북한의 영문 선전 채널. ⓒ유튜브 관련 채널 캡쳐
    ▲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북한의 영문 선전 채널. ⓒ유튜브 관련 채널 캡쳐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람들 간의 ‘소통’을 돕는다는 SNS가 실제로는 유명인이나 정치인, 언론사와 기업의 ‘일방적 홍보수단’에 가깝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 집단도 SNS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3일 “북한이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SNS 계정이 24개에 달하며, 다양한 SNS에 계정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평양 모란봉 편집사’가 운영하는 北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북한이 체제 선전과 김정은을 찬양하는데 어떤 SNS를 사용하는지 살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北선전매체들은 트위터, 유튜브, 텀블러, 플리커, 핀터레스트, 유쿠, 구글 플러스, 인스타그램 등의 다양한 SNS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계정 수는 모두 24개나 된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각 계정은 SNS의 특성과 역할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면서, 그 콘텐츠의 대부분이 북한이 제작한 선전영상이나 보도사진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은 ‘조선의 오늘’ 외에도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아리랑 협회가 운영하는 ‘메아리’, ‘통일의 메아리 방송’, ‘우리민족 강당’ 등을 통해서도 SNS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조선의 오늘’이 8개의 SNS 계정을 갖고 있고, ‘우리민족끼리’는 인스타그램을 제외하고 7개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우리민족끼리’는 2010년에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다른 북한의 SNS 계정은 대부분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개설됐다고 한다.

    북한 측의 SNS 사용은 꾸준한 편으로 하루에 1개 이상의 게시물을 올리고 있으며,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는 하루 10여 개의 트윗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다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과 ‘메아리’, ‘우리민족 강당’ 또한 트위터를 활발하게 활용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북한 측이 활용하는 SNS는 인기가 별로 없다고 한다. 게시물 대부분이 북한 체제 홍보나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뉴스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측이 사용하는 SNS는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쿠’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기업들이 운영 중”이라면서 “특히 인터넷 라디오 방송격인 ‘통일의 메아리 방송’과 ‘우리민족 강당’은 美애플이 운영하는 ‘팟캐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집단은 이처럼 여러 가지 SNS 플랫폼을 통해 대외적으로 체제 선전과 김씨 일가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세계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19일 올라온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게시물은 10개인데, 이 가운데 리트윗 된 게시물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유튜브의 ‘조선의 오늘’이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는 대부분 50여 회 미만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선전용 SNS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선전 기술과 시대착오적인 선전문구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을 전했다.

    러시아의 한 전문가는 북한 SNS의 선전문구를 가리켜 “1950년대에는 통했을지 모르고, 북한 내부에서는 먹힐지 몰라도 외국인에게는 시대착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등 전혀 다른 효과를 내고 있다”며 혹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 북한 당국이 직접 만든 SNS 계정보다는 북한을 추종하는 외국인들이 만든 SNS 계정이 더욱 인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 또한 외국인들이 만든 채널이 조회수가 100배 이상 많았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이 이처럼 SNS를 통해 체제 선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한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회피해 한국인들에게 전달하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주로 미국 업체가 운영하는 SNS 플랫폼의 경우 한국 정부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아 북한의 체제 선전물이나 김씨 일가 찬양 관련 콘텐츠를 게재해도 막을 수가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북한 측의 SNS를 활용한 대남선전 시도는 그리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극소수 종북 세력을 제외하고는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영상이나 글들이 대부분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당국이 미국 업체의 SNS를 사용하는 것이 美정부의 독자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북한에게 어떤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美정부의 독자 대북제재 규정에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북한 정부, 노동당과의 재산 및 지분 거래를 금지한다”고 돼 있는데 SNS 서비스 또한 ‘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만약 美정부가 북한 측의 SNS 사용을 ‘서비스 제공’으로 해석한다면, 조만간 북한 당국이 만든 대외선전용 SNS 계정은 모두 사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