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정무·내각 교체 때 대국민사과 재차 이뤄질 가능성도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8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을 1시간 30분 가량 독대한 뒤 취재진과 만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8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을 1시간 30분 가량 독대한 뒤 취재진과 만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8일 오후 박 대통령을 한 시간 반 동안 독대했다. 정권 탄생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입' 역할을 했던 이정현 대표가 머리를 맞댄 것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을 찾아가 한 시간 반 동안 만나 뵙고 정치권의 분위기와 여론을 말씀드리고 왔다"면서 "청와대가 새누리당의 최고위 제의를 심사숙고하시겠다 했는데, 그 부분도 국정 분야가 엄중한 시기인 만큼 빨리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독대는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는 자리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주로 듣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을 감안한다면 흔한 일로 보기는 어렵다. 대개는 서면으로 보고를 받고, 누군가와 대면 보고를 받더라도 독대를 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는 "많은 원로와 각계 인사들을 다양하게 찾아뵙고 객관적인 고견을 들었고, 의총에서도 나온 이야기고 야당 회의 내용까지 종합해 가감 없이 여론을 전달했다"면서 "인적 쇄신과 검찰 수사 부분의 형식이 뭐가 됐든 당사자가 먼저 들어와서 실체를 검증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특검이 오래 걸리고 검찰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우선 진상규명이 먼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최순실의 국정개입에 대해 시인했지만,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3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병우 민정수석을 비롯한 민정·정무라인은 교체되지 않고 있다.

    아무런 제스쳐를 취하지 않으면서 여론이 계속 악화 일로를 걷자 박 대통령과 운명공동체를 자처한 이정현 대표가 제동을 걸고자 긴급히 찾아가 쓴소리를 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거국 내각 구성, 내각 총사퇴 등 여러 대안이 국회에서 쏟아진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의 고언을 받아들여 심사숙고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이 이 대표의 말을 받아들인다면 빠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 관건은 현재 들끓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재차 사과할지 여부다. 민정·정무라인을 교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대변인이 하지 않고 박 대통령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대통령의 사과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고,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도 이런 부분이 일부 확인되기도 했다"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것이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길이 아니겠냐"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