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호남 의원, 의결 직전 추천 등 절차적 문제 지적
  • ▲ 국민의당이 28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외부 인사를 전격 추천하면서 다시 논의, 다음 달 7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뉴데일리
    ▲ 국민의당이 28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외부 인사를 전격 추천하면서 다시 논의, 다음 달 7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뉴데일리

    국민의당이 28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외부 인사를 전격 추천하면서 다시 논의, 다음 달 7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국민의당은 이날 비대위를 통해 당내 중진 의원 중에서 신임 비대위원장을 선출,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추천하고 안철수계의 초선·비례대표들도 이를 지지하면서 중진·호남 의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이번 신임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내년 전당대회 규정을 정하는 등 전준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는만큼 양측이 쉽게 물러나지 않아 계파 갈등으로까지 번질 우려도 나온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안철수 전 대표가 전화로 제게 의사를 밝혔다"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당내 반발이 예상되는데 잘 되겠는가라고 했더니 안철수 전 대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하더라"면서 "그분(김병준 교수)도 훌륭하고 저도 잘 알고 그런 분이 오셔서 이 난국에 이론적 뒷받침 해주면 좋겠다, 그렇기에 안철수 전 대표가 직접 설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중진·호남 의원들이 이번 김병준 교수 영입에 부정적인 가장 큰 원인은 절차적인 문제로 알려졌다. 

    김동철·조배숙 의원 등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자는 데 당내 의견이 모였는데, 비대위원장 선출 하루 전에 이뤄진 추천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날 3선 이상 중진 의원 7명은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 관계자도 천정배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조성은 비대위원이 이날 비대위원 간담회에서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추천한 김병준 교수는 국민의당 창당국면인 지난 1월 국민의당 정책방향과 양당체제 극복방안 등에 대한 세미나를 했고 지난 4월 말에는 당선인 워크숍에다 참석하는 등 외곽에서 지원을 해왔다. 

    박지원 위원장은 "김병준 교수는 앞으로 정치에 뜻이 없고 대선 출마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평소 국민의당 집권을 바라는 시각이 있기에 당에서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면 일조하겠다고 한다"는 안철수 전 대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신임 비대위원장 의결이 안철수 전 대표로 인해 미뤄지면서 국민의당이 다시 '사당화(私黨化)' 논란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20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저서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는 당의 '전권'을 손 전 대표에게 주겠다고 했다. 이를 놓고 이미 대표직을 내려놓은 안철수 전 대표가 권한 이상의 제안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