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국장 "핵능력 억지가 최선" 발언에 '자체핵무장' 언급
  •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7일 명동 세종대학교 강연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뉴데일링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7일 명동 세종대학교 강연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뉴데일링 이종현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핵에는 핵밖에 없다"면서 "(자체 핵 보유는)우리가 마음을 먹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7일 오전, 세종 호텔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6개월 이내에 핵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7일 미국의 정보국장이 한 '북한의 핵 능력을 제한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도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지시각으로 25일,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은 미국 내 싱크탱크 중 하나인 미국외교협회가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핵 능력을 억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기대 가능한 최선의 대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핵을 인정하되,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자는 의미여서 당초 비핵화와는 결이 다른 발언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선제 타격론'도 거론하는 상황이다.

    김 전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북한보다 20년 앞서서 핵을 만들려고 했는데 도중에 죽었다"면서 "김정은이 핵을 가졌기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재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은 가져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 갖다 주면 좋은데 미국은 우리와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미국 전술핵 배치를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체핵무장보다 더 좋은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한반도 내 전술핵 배치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일본이 핵의 가공할 위력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예시를 들었다. 1945년 당시 780만 대군을 유지하고 있었고 동경 폭격에도 꼼짝하지 않던 일본이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두 방을 떨어뜨렸더니 곧바로 항복했다는 것이다.

    그는 "핵무기는 돈은 적게 들지만, 매우 강력한 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면서 "폭발력, 방사선, 낙진 등을 보면 수많은 재래식 무기보다 핵 한 방이 더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뛰어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을 만들 수 있지만, 국론분열 때문에 어렵다면서 정치 리더십을 새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연구소장 등 여러 사람을 만나봤다. 우리나라 핵 기술이 세계 5위 이내라 한다"면서 "한국은 6개월 이내, 일본은 일주일 내에 가질 수 있다. 북한이 20년 걸린 것을 우리는 6개월이면 된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북한이 핵미사일을 쏠 때 막는 무기인 사드 배치도 국론 통일이 안 돼 못하는데, 이렇게 오합지졸인 국론 분열상태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 밖에도 대한민국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로 ▲종북·반미세력 척결 ▲ 비리·부패와 연결된 무능 집단 퇴출 ▲귀족노조 문제 해결 ▲인기영합세력, 계급 투쟁이념 세력 정리 등을 꼽았다.

    김 전 지사는 강연 막바지에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여태껏 전 세계가 다 못하는 것을 번번이 해왔다"면서 "리더십과 국민이 함께 달아오른다면 못할 일이 없다. 어떤 문제가 와도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어수선한 정국에도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에 국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에 대해 사과했음에도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우병우 수석도 조금만 일찍 (사퇴)했다면 이지경까지 갔겠나"며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강의 후 본지와의 대화에서 "참모진 누구를 어떻게 바꿔서 될 문제가 아니다"며 "전체가 다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