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빨리 귀국해서 의혹 해소해야" 당혹… '해외 체류 비호 논란' 차단 시도
  •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27일 독일 헤센 주에 체류하고 있는 최순실 씨가 귀국 거부 입장을 나타낸데 대해, 조그만 애국심이라도 있다면 빨리 귀국하라고 호통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27일 독일 헤센 주에 체류하고 있는 최순실 씨가 귀국 거부 입장을 나타낸데 대해, 조그만 애국심이라도 있다면 빨리 귀국하라고 호통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의 조기 수습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독일 헤센 주(州)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순실 씨는 "딸아이가 심경의 변화를 보여 (독일에) 두고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한국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인 스스로도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조기 귀국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다. 최순실 모녀(母女)를 조기에 귀국시켜 수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여야 정치권 및 국민 여론과는 배치되는 언동이다. 최순실 씨의 이러한 언동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치는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그간 야권은 일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모녀를 조기에 귀국시켜야 한다고 강공을 펼쳐왔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대통령은 하루속히 해외에 나가 있는 최순실 씨를 불러들여 철저하게 조사받게 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하루 빨리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최순실부터 빨리 귀국시키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최순실 씨가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건강을 이유로 귀국을 못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자칫 청와대가 최순실 모녀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는 그 자신이 이화여대 특혜입학 및 부정 학사관리 의혹의 당사자로 특검의 수사를 받아야 할 입장인데도 "(독일에) 두고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한 것은, 최순실 씨가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최순실 씨의 귀국 거부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27일자 〈세계일보〉에 최순실 씨의 귀국 거부 입장이 보도된 직후, 청와대 관계자는 "빨리 귀국해서 의혹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당혹스러운 심정을 노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추진 입장을 밝힌 이후, 청와대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도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해외에 계속 있겠다고) 그러는 것은 역적"이라며 "조그만 애국심이라도 있다면 빨리 귀국해서 사실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고 꾸짖었다.

    특히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은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일은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 최순실 씨의 '귀국 거부' 입장으로 인해 정국이 계속해서 '시계 제로'의 혼란 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