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참석자 “北, 美와의 평화협정 맺으면 핵개발 중단”…“대북 유화론자들” 비판도
  • ▲ 대화 참석자는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美北평화협정' 체결을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중단'의 전제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관련 내용을 전한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대화 참석자는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美北평화협정' 체결을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중단'의 전제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관련 내용을 전한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국과 한반도 주변 국가 언론들의 관심을 끈, 말레이시아 美-北대화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끝났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정부와는 무관하다”며, 이 대화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린 美-北간 대화에는 로버트 갈루치 前국무부 북핵 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前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 리언 시걸 美사회과학원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한성렬 北외무성 부상,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 차석 대사가 참석했다고 한다.

    이 대화에 참석한 리언 시걸 美사회과학원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 견해’임을 강조한 뒤 “대화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리언 시걸 국장은 “북한 측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전에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과 미국 정부는 “美민간 분야 관계자와 북한 측 인사들 간의 비공식 접촉은 의미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언론들에 “美정부는 이번 접촉이 민간 차원의 대화로 美정부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입장을 전했다”면서 “말레이시아에서의 비공식 접촉을 계기로 대북 대화론이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美정부 또한 지난 23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말레이시아에서의 美-北 비공식 접촉은 美정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 만난 미국 측 인사들은 전직 관료들이기는 하나, 美정치권 내에서도 ‘대북협상론자’로 꼽히는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로버트 갈루치 前국무부 북핵 특사는 1994년 ‘제네바 핵합의’를 이끌어 냈고, 조지프 디트라니 前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2005년 ‘9.19 합의’ 때 활동했던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북한 정권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충분한 대가를 얻는다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한국과 미국이 모두 ‘말레이시아 비공식 접촉’에 “의미가 없다”고 평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친북 성향 세력들’이 언론과 SNS 등을 활용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할 것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이 미국과 한국의 ‘대북 압살정책’ 때문이므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부당하며, 북핵 문제는 美-北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풀 수 있다는 억지를 계속 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