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발언, 명확하지 않아…지역 내 美동맹국들도 혼란스러워 해”
  • ▲ 지난 20일 필리핀-中 정상회담 당시 모습.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AP-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0일 필리핀-中 정상회담 당시 모습.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AP-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제 미국과 끝”이라고 발언하자 美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美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 결별’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며, 그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존 커비 美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한 나라는 미국뿐만이 아니며, 지역 내 미국의 동맹국들도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美국무부 대변인은 이 같은 설명과 함께 “이번 주말, 대니얼 러셀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필리핀으로 가서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존 커비 美국무부 대변인은 “양국의 상호방위협정 준수 의지는 바위처럼 단단하다. 양국 동맹 관계는 성장하고, 발전·심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결별’이라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의 완전한 관계 단절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 일정 가운데 지난 19일 재중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할 시간”이라며 “다시는 미국의 간섭을 받거나, 미국과 군사훈련을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 참석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는 지금이 봄날”이라고 만족감을 표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美언론들은 “필리핀의 친중 기조로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필리핀 내부 여론을 보면,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기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필리핀 국민의 절대다수가 미국을 지지하고 있고, 두테르테 정권 관계자들조차도 ‘반미친중’ 기조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필리핀의 ‘친중 기조’에 中공산당이 기뻐하고 있지만, ‘사드’ 배치를 놓고 1년도 안 돼 갈등을 빚고 있는 韓-中 관계의 사례를 들며, 지금과 같은 필리핀-중국의 밀월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