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북결재' 논란 위기 속 움직이는 非文...제3지대론 탄력받나
  • ▲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손학규계 핵심 인사이자 3선 중진인 이찬열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손학규 전 더민주 대표가 탈당을 선언한지 하루 만이다.

    손 전 대표와 이 의원의 탈당이 향후 더민주 탈당 행렬의 기폭제를 넘어 야권의 대권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인 이 의원인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손학규 대표님을 도울 때가 된 것 같다. 저는 오늘 당적을 떠나 손학규 대표님과 함께 하겠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제 삶의 도리"라고 탈당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저는 손학규 대표님과 함께 민주당에 들어왔던 사람"이라며 "그런 제가 수원시 장안구에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어느덧 3선 국회의원이 되었고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당원들은 물론 손학규 대표님의 도움과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능력있는 병사를 장수로 키워야 한다'는 손학규 대표님의 결단은 아직도 제 뇌리 속에 깊이 남아있다"며 "손학규 대표님과 함께 하는 길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찬열 의원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더민주 내 손학규 측근 의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 및 더민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복귀 및 더민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손 전 대표는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측근인 이종걸 강창일 양승조 오제세 조정식 이찬열 전혜숙 강훈식 고용진 김병욱 정춘숙 등과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손 전 대표는 탈당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서 측근들에게 '당에 남아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열 의원을 제외하고는 측근들 대부분이 손 전 대표와 함께 탈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손 전 대표의 행보와 제3지대 윤곽이 구체화될 경우 측근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과 탈당 시점이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위기 상황 과정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송문순 회고록으로 인한 '북한 결재' 논란으로 여권의 거센 공격을 받으며 수세에 몰린 모양새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휘청거리며 제3지대 및 대안론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 내부에서조차 문재인 비판론이 제기되면서 야권의 흐름이 손학규 전 대표 등 새로운 대선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더민주 안팎에서는 이찬열 의원을 필두로 손학규계 의원들의 '도미노식' 탈당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선 김병욱 박찬대 의원 등이 연쇄탈당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더민주 이종걸 의원은 손학규계 의원들의 추가탈당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몇 명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손 전 고문이 정치적 후배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신 것"이라며 "지금까지 손 전 고문께서 정성을 다해 정치적 생명을 같이 함께 한 분들이 몇 명 있다. (그들이 탈당을) 강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지난 6월 23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16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지난 6월 23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16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민주를 탈당한 손 전 대표와 이찬열 의원의 발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손학규 전 대표의 저서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에 따르면, 지난 8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손 전 대표에게 국민의당 입당을 요청하며 당권 변경을 포함해 모든 당 운영을 맡기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손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문을 활짝 열고 문턱을 낮추고 있기 때문에 손 전 고문은 물론 정운찬 전 총리, 또는 지금 현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많은 다른 당의 인사들도 국민의당과 함께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찬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전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안 할 것이라고 본다"며 "국민의당 입당보다는 손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가 모이면 정권창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2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손 전 대표가 향후 제3당 혹은 제3지대에서 야권의 대세론을 갈아치울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