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관계자들, 연일 “빠른 시간 내에 한국에 ‘사드’ 배치할 것” 공언
  • ▲ 과거 열병식에 등장한 北무수단 미사일. 20일 오전 7시에도 발사 직후 폭발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과거 열병식에 등장한 北무수단 미사일. 20일 오전 7시에도 발사 직후 폭발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20일 오전 7시 경, 북한이 또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발사 직후 공중폭발 했지만, 이것이 한국과 미국의 동아시아 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요격 미사일 뿐. 그 가운데서도 ‘사드(THAAD)’ 미사일의 한국 배치는 시급한 일이다. 경북지사도, 롯데그룹도, 심지어 美정부도 한국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데, 정부는 대체 뭘 기다리는 걸까. 북한의 ‘화해 제스처’? 아니면 中공산당 고위층의 ‘허락’?

    최근 뉴스들을 보자. 불과 두세 달 전에 경북에 ‘사드’ 배치를 결사반대하던 분위기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크게 변한 분위기다.

    지난 19일 MBN 등 국내 언론들은 김관용 경북지사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단순한 협박이나 협상용이 아니다. 그런데도 최소한의 방어체계인 ‘사드’를 대안 없이 반대하는 일은 국가안보에 상처만 입힐 뿐”이라며 경북도민들의 ‘대승적 결단’을 호소했다.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그동안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박보생 김천 시장과 김항곤 성주군수 또한 이 원칙에는 동의했다고 한다.

  • ▲ 지난 19일 김관용 경북지사는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를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한다"고 밝혔다. ⓒMB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9일 김관용 경북지사는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를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한다"고 밝혔다. ⓒMBN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관용 경북지사는 다만 정부에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김천시와 성주군에 대한 과감한 배려, 단순한 민심 달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발전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내 달라”는 것이었다. 5,000만 국민을 살리기 위한 일이라면, 김관용 경북지사의 말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9월 30일, 이미 경북 성주에 있는 롯데그룹 소유의 골프장이 ‘사드’ 배치의 최적지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에 있는 골프장을 수용 당하게 된 롯데그룹도 최근 내부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금융정보지 ‘더 벨’은 “롯데그룹이 성주골프장과 맞바꿔 받게 될 국유지를 현금화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롯데그룹이 더 이상 골프장을 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더 벨’에 따르면, 국방부는 롯데그룹 측과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경북 성주군에 있는 롯데 골프장을 대체할 부지로 수도권의 국유지 3곳에 대한 제안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경북 성주군에 있는 롯데골프장 부지가 골프장 96만㎡, 주변 임야 82만㎡ 등 모두 178만㎡ 규모인데 국방부와 롯데그룹 측은 별 다른 이견 없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다만 관건은 ‘금액’인데 국방부는 골프장 가격을 8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지만 ‘시장 시세’가 1,000억 원 이상이라는 설명도 붙었다.

    ‘더 벨’에 따르면, 롯데그룹 측은 2009년 2월 ‘연우개발’로부터 성주 골프장 부지를 465억 원에 인수했다고 한다. 당시 골프장 자산 가액은 893억 원이었지만 부채가 349억 원이나 돼 순자산 가치 544억 원에다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해서 인수했다는 것이다.

  • ▲ 롯데그룹 또한 최근 성주 골프장 수용에 대한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사진은 경북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홍보자료. ⓒ롯데 스카이힐 CC 홍보화면 캡쳐
    ▲ 롯데그룹 또한 최근 성주 골프장 수용에 대한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사진은 경북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홍보자료. ⓒ롯데 스카이힐 CC 홍보화면 캡쳐


    하지만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불구속 기소’ 상태인 롯데그룹 측에서 ‘시장 시세’나 그 이상의 금액을 요구하며, 협상을 장기화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입장은 어떨까. “김정은이 핵공격 능력 갖추면, 그 때는 즉사”라는 발언으로 눈길을 끈 대니얼 러셀 美국무부 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9월 28일 “사드를 한국에 최대한 빨리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美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회담에서도 존 케리 美국무장관과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도발은 압도적 보복 공격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어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를 최대한 빨리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처럼 ‘사드’ 배치와 관련 있는 행위자 가운데 국방부(軍), 부지 소유자(롯데그룹), 지역 주민 관계자(경상북도, 김천시, 성주군)는 모두 ‘동의’의 뜻을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행정부 최고 책임자의 결정뿐이다.

    한국에 배치할 ‘사드’는 이미 실전배치 된 포대를 옮겨오는 것이다. 이는 美정부가 2016년 들어 거듭된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아래 신속히 한국을 돕기 위해 결정한 사안이다.

    한국에 배치할 예정인 ‘사드’ 포대는 美텍사스州 ‘포트 블리스’에 있는 4개 포대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지난 2일 한국 정부 관계자가 언론에 관련 내용을 알린 덕분이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당초 2017년 말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미국 측의 움직임에 따라 배치 시기는 더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2008년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한 ‘사드’는 미국조차도 5개 포대밖에 없다. 그 중 하나는 오키나와, 괌 등을 지키기 위해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고, 다른 4개 포대는 포트 블리스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포트 블리스의 ‘사드’ 부대는 2008년 5월 28일(현지시간) 美육군 제32방공사령부 예하 제11방공포 여단 소속 제4방공포 연대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을 때면 장거리 탐지용 X밴드 레이더와 함께 하와이, 괌 등으로 이동 배치되기도 했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 터키 등에 파견된 적도 있다.

    美육군 방공사령부와 美국방부 미사일 방어국(MDA)은 ‘사드’를 해외로 파견할 때마다 이동 효용성을 높이고, 과정을 숙달하기 위해 함선, 수송기 등을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 ▲ 2013년 '사드(TAHHD)' 동시 발사 시험. ⓒ美육군 방공사령부 홈페이지 화면캡쳐
    ▲ 2013년 '사드(TAHHD)' 동시 발사 시험. ⓒ美육군 방공사령부 홈페이지 화면캡쳐


    이전에는 ‘사드’의 효용성을 믿지 않았던 미국의 우방국들은 그 능력이 검증되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2011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사드’ 구매를 놓고 美정부와 협상을 시작했고, 2013년 5월에는 오만이 ‘사드’ 구입을 결정했다. 2015년에는 일본 정부도 ‘사드’ 구입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美정부가 결정하고, 美육군 방공포 사령부와 美국방부 미사일 방어국은 한국만 ‘허락’하면 몇 개월 이내에라도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능력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는 사고 싶어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사드’ 미사일을, 그것도 美본토 방어용으로 배치한 포대를 한국에 ‘무료’로 보내준다는데 정부는 대체 뭘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설마 아직도 한국 정부의 고위 안보관계자들은 中공산당의 눈치를 보는 건가? 中공산당이 한국의 공권력, 나아가 주권마저 무시하는 것을 전 국민이 직접 목격한 현실에서 그들의 ‘눈치’를 본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여의도에서 지지고 볶는, 국내 정치 이슈가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설마 그렇게 생각하는 청와대 관계자, 특히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이 실제로 있다는 뜻인가?

  • ▲ '사드'의 한국배치를 놓고 온갖 막말을 퍼부은 中공산당은 자신들이 남중국해나 한반도 북쪽에 미사일을 배치할 때는 이런 태도를 보인다. 이런 中공산당을 왜 배려해줘야 하나. ⓒJT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사드'의 한국배치를 놓고 온갖 막말을 퍼부은 中공산당은 자신들이 남중국해나 한반도 북쪽에 미사일을 배치할 때는 이런 태도를 보인다. 이런 中공산당을 왜 배려해줘야 하나. ⓒJTBC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 김정은 집단이 한국과 미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발언에서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도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서양 속담을 떠올려서다.

    북한 김정은 집단에게 필요한 것은 “엄중히 규탄한다”나 “매우 유감”이라는 식의 ‘말싸움’이 아니라 ‘주먹’이라는 것을, 전 국민은 다 알고 있는데 어찌 청와대만 모른 척 하는지 궁금하다.

    북한을 먼저 공격하자는 뜻이 아니다.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을 희롱하는 식으로 발사할 때 공해상에서 ‘사드’가 요격하면 끝이다.

    일본 정부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려 하면 자위대에 ‘파괴명령’부터 내리는데 왜 한국 정부는 찍 소리도 못하고 있는가?

    지금 한국 정부에 필요한 것은 ‘중대한 결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