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누리당 XX 놈들이 나라 팔아먹어" 확대 재생산되는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
  •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집현실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집현실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같은)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친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60)를 중심으로 하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며 검찰에 강도 높은 수사를 지시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언론들이 명확히 확인되지도 않은 문제를 정치공세를 위한 의혹으로 확대시키자 참다 못한 박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 일각에서는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이고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박관천 전 행정관의 황당 주장을 인용하며,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좌편향 논란에 휩싸인 JTBC는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즉각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반박했지만 해당 보도는 수차례에 걸쳐 인용됐고, SNS 상에서는 "(그럼) 나라 팔아먹은 미친 개누리당 XX 놈들이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게 말이 되냐"라는 욕설 섞인 주장까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의장에서 깊이 탄식하며 "(이런)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답답해 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조목조목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명은 무려 9분 40초에 걸쳐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야권이 권력형 비리로 규정한 두 재단 의혹과 관련해 "(미르-K스포츠)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의혹으로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전경련과 기업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관련 발언 전문이다.

     

    "저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두 축으로 설정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그것은 전 세계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처럼 관 주도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제는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축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창조경제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하여 대기업을 전담 기업으로 매칭하고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민관합동의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마련하였습니다.

    그 결과 역대 최대의 벤처 창업붐이 확산되면서 처음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 때 '글쎄요'라던 우려는 사라지고 이제는 G20 중 최고의 혁신전략이 되었고, 외신들도 찬사를 보내는 등 세계에서도 높은 성과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한류를 통해 코리아를 친근하게 알아가고 한류가 우리나라 수출효자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의 산업화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업들도 문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시장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것이 곧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되며 기업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정부도 순방 때마다 세계 각국에 우리 문화를 소개해왔고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외국순방 때마다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한 여러 기업들과 그동안 창조경제를 함께 추진해온 기업들이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여나가고자 뜻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 2월 문화체육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모신 자리에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실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대도약을 위해 기업인들의 문화 체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부탁드린 바 있고, 또한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기업 대표를 초청한 행사에서도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이 바로 문화콘텐츠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창조 경제와 문화융성의 융복합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데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알고 있는 재단 설립의 경과입니다.

    재계 주도로 설립된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소위 코리아 프리미엄을 전세계에 퍼뜨리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특히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든 파리 케이콘 행사는 티켓 오픈 한 시간 만에 매진되는 엄청난 코리아 붐이 일어났고, 세계 문화의 중심인 유럽에 케이푸드 등 한류 확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태권도의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 등재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전통 품새 태권도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이 바로 태권도의 본산이라는 인식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 위한 노력도 진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순방 시 상대국의 문화공연이 아닌 우리의 문화공연을 하게 된 것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외교 경제적 측면에서 국익에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코리아에이드는 케이팝 등의 문화, 수준 높은 보건의료, 쌀 가공식품 및 한식이 3위일체로 복합된 새로운 형태의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속가능한 개발 협력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우호적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코리아 에이드 사업은 현지 언론에서도 매우 탁월한 발상의 사업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K타워 프로젝트는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의 협력을 통해 이란 내에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거점 공간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업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단들은 자체적으로도 사업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 최정상의 프랑스 명문 요리 학교인 에꼴 페랑디는 외국 음식으로는 처음으로 한식 과정을 정규 과정에 도입하고 한국에 에꼴 페랑디 요리 학교를 설립하기로 하여서 한식의 세계화와 위상 제고의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 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감독기관의 감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두 재단이 시작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서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 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출연해준 재단이 오직 우리 문화가 세계에 확산돼 사랑을 받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체육 인재들을 발굴해서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권의 전면적인 공세로 인해 국정운영이 마비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를 앞두고 핵심 의혹을 미리 털어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