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부흐 연출 "우리 삶 가치는 자신이 정하는 것"
  • 국립극단의 '더 파워(THE POWER)'가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

    2015년 초연 당시 포스트드라마 연극 무대로 신선한 충격을 준 '더 파워'는 기존의 모든 낡은 질서와 시스템에 대해 반기를 드는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유쾌하게 풍자한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연극의 문법을 탈피한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등 기존의 관습을 타파하고 '낯섦'을 지향하는 획기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윤철 예술감독은 "시대를 선도하는 국립극단으로서 선보여야 할 실험적인 무대"라고 밝혔다.

    한병철의 저서 '피로사회'와도 궤를 같이하는 '더 파워'는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의 원인을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힘이자 거대장벽인 '자본'에서 찾아낸다. 형식적 측면에서 기존 연극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끊임없이 자문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은 독일연극의 부흥을 일으킨 젊은 작가 니스-몸 스토크만(Nis-Momme Stockmann)이 2007년 '베를린 개똥이'를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연출가 알렉시스 부흐(Alexis Bug)와 함께 준비했다.

    분단과 전쟁이라는 비슷한 아픔을 가졌지만 완전히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독일 예술가가 바라본 한국, 그 독특한 시선은 낡은 관습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연극 실험을 통해 '지금 우리를 뒤흔들고 있는 진짜 힘은 무엇인가'에 대해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 ▲ '더 파워' 연출을 맡은 알렉시스 부흐
    ▲ '더 파워' 연출을 맡은 알렉시스 부흐
    1981년생인 니스-몸 스토크만의 작품은 언제나 주류 사회에 대한 통쾌한 패러디를 담고 있다. 그는 국립극단과 함께 한국인의 단상을 그려낼 'KOREAN 3부작' 시리즈의 첫 단추인 '더 파워'에서도 모든 전통적 관념과 양식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재치 넘치는 대사를 통해 쏟아낸다.

    배우와 연출을 겸하고 있는 알렉시스 부흐는 1973년 독일 슈파이어 출생으로 다양한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07년 독일에서 그의 작품을 인상 깊게 본 연출가 이윤택의 제안으로 한국에서 극단 연희단거리패와 다수의 작업을 함께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잉가와 루츠'에 이어 니스-몸 스토크만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알렉시스 부흐는 "우리는 우리 삶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극장을 나가는 관객들이 '무엇이 가치 있고, 없는지는 자기 자신이 정하는 것'임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올해 '더 파워'는 초연과는 또 다른 캐스팅으로 관객을 만난다. 그간 연기력을 인정 받아온 정승길, 이철희, 이기돈, 김선아 등 4명의 배우들이 함께한다. 지난해 편지를 받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비르크' 역을 맡은 정현철이 고압적인 팀장 '마르셀' 역을, '마르셀' 역을 맡았던 유승락이 '비르크' 역을 맡은 교차 캐스팅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더 파워'는 오는 26일부터 11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