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더 타임스’, 위키리크스 폭로한 駐태국 美대사관 비밀 전문 인용해 보도
  • ▲ 지난 6월 촬영한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과 가족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촬영한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과 가족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국 왕실 사무국은 지난 13일 오후 3시 52분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향년 88세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태국 왕실 사무국은 푸미폰 국왕이 최근 혈액투석과 척수액 제거에 필요한 관을 교체한 뒤 병세가 악화돼 서거했다고 설명했다.

    태국 국민들은 1946년 왕위를 계승한 뒤 70년 126일 동안 재위했던 푸미폰 국왕의 서거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재위 기간 동안 19번의 쿠데타, 20번의 개헌을 겪었지만, 푸미폰 국왕은 군부와 국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궁극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푸미폰 국왕의 서거를 전한 뒤 앞으로 30일 동안 모든 축제를 금지하고, 1년 동안의 애도 기간을 갖는다고 선포했다. 태국 방송국들은 푸미폰 국왕을 애도하는 뜻에서 흑백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만간 마하 와찌랄롱콘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푸미폰 국왕이 1972년 왕세자를 공식 후계자로 지명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 64세인 마하 와찌랄롱콘 왕세자는 국민들의 신임을 제대로 얻지 못해 향후 정국이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혼과 결혼을 세 번이나 반복했고, 사생활이 문란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과거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2011년 6월 駐태국 美대사관의 비밀전문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전문에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오랜 기간 파킨슨병, 우울증에 시달려 와 건강이 매우 좋지 않으며, 마하 와지라롱콘 왕자는 AIDS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2011년 6월 24일(현지시간) 英‘더 타임스’가 보도해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인용 보도한 바 있다.

    英‘더 타임스’는 ‘위키리크스’ 내용을 인용해 “美외교관들은 푸미폰 국왕과 왕세자가 모두 사망할 경우 공주 또는 왕비가 왕위를 계승하겠다고 나서거나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英‘더 타임스’에 따르면, 마하 와찌랄롱콘 왕세자는 쿠데타에 의해 쫓겨난 탁신 前총리와 친한 관계이며, 그로부터 도박 자금을 제공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점이 이미 널리 알려진 탓에 세계는 푸미폰 국왕의 서거 소식보다는 향후 태국 정국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