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들 “한때 교도소 내 마약 60~70% 북한산, 판매대금 일부 상원의원에 상납”
  • 필리핀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산 마약이 현지 교도소 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美국무부의 2013 국제마약통제전략 보고서 관련 보도.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 필리핀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산 마약이 현지 교도소 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美국무부의 2013 국제마약통제전략 보고서 관련 보도.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국 사회에서는 북한 문제라면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북한은 ‘국가 차원에서 각종 조직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을 보여주는 주장이 최근 필리핀에서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2일 “필리핀 교도소 내에서 유통되는 마약 가운데 일부가 북한산이라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하원이 연 청문회에 나온 ‘제이비 세바스찬’은 “교도소 내에서 불법유통되는 마약이 어디에서 온 것이냐”는 로버트 바버스 의원의 질의에 “중국과 북한에서 온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는 현지 언론을 인용, “세바스찬 씨는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된 장기수로, 교도소 내에서 마약유통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세바스찬 씨에 따르면, 한때는 뉴빌리비드 교도소에서 유통되는 마약 가운데 60~70% 가량이 북한산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하원 청문회에서는 “교도소 내 중국인 범죄조직이 외부의 중국 범죄조직과 연계해 마약을 교도소 내로 들여와 판매했으며, 북한산과 중국산 마약을 판매한 돈의 일부가 필리핀 현직 상원의원에게 건네졌다”는 증언까지 나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가 말한 뉴빌리비드 교도소는 필리핀 마닐라 외곽에 위치해 있는 교정시설로, 주로 마약사범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소리’는 2015년 한 영국인이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태국, 필리핀을 거쳐 미국으로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美국무부는 북한 내 마약 사용이 확산되면서, 북한산 마약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밀수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는 “북한 정부가 직접 마약 밀매에 관여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美국무부가 2016년 초에 공개한 ‘2016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인용, “1970년대부터 2004년까지 북한 관리들이 마약 밀매에 관여한 사건들이 있었고, 이후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이어 “현재 북한에서는 관리들을 매수한 범죄조직이 소규모 공장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과 주변국들의 협력이 불가능해 북한산 마약의 밀수출을 추적할 길이 없다”는 美국무부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국무부 자료를 인용, “2004년 이후로는 북한 정부가 마약을 해외로 밀수출한다는 증거가 안 나오고 있다”고 전했지만, 탈북자와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여전히 대량의 마약을 제조, 해외로 유통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북한산 마약 가운데 일부는 中동북 3성의 중국 조직폭력배에게로 흘러들어간 뒤 한국에 있는 10여 개의 조직폭력배를 거쳐 한국, 일본, 북미 지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이런 北-中-韓 마약 커넥션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 ‘무비자 방문 지역’인 제주도, 인천 등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산 마약은 순도가 90% 이상으로 매우 높아, 범죄조직들은 이를 사들인 뒤 중남미 조직들이 판매하는 마약의 순도(약 30~40%)로 희석해 팔면 2배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범죄조직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좋다는 이야기가 10년 째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