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방법으로 개혁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 손으로 해결할 수밖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3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더민주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회의를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새누리당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곳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광주에서 만난 김종인-손학규 전 대표.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3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더민주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회의를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새누리당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곳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광주에서 만난 김종인-손학규 전 대표. ⓒ뉴시스 사진DB

    '경제민주화'를 자신에게 주어진 천명이라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제3지대' 진출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달 퇴임하면서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그 무대가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도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언급하면서다. 

    김종인 전 대표는 30일 "더민주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회의를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새누리당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곳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15 경제민주화 심포지엄' 특별대담에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던 일을 회고하며 "당시 선거에서 이기고 나니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확 바뀌었는데 지금 더민주도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주장한 '격차 없는 공정성장'에 대해서도 "공정성장론은 시장의 정의만 말하는 것"이라며 허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제3지대론'은 새누리당의 친박(親朴)과 더민주의 친문(親文)도 아닌 또 다른 정치 세력이 외각에서 뭉쳐 정치세력화를 한다는 시나리오다. 

    김종인 전 대표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근본적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정치권이 무기력하게 있으면 국민의 손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도 강조했다. 정치 민주화가 시민 저항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경제 부분에 있어서도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경제가 절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내년 가을이 되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최소한의 입법 등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없다면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요원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언에 대해 김종인 전 대표가 제3지대론의 또다른 중심인물이자 독자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손학규 전 대표와 손을 잡는 것 아닌가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된다. 

    김종인 전 대표가 손학규 전 대표를 향한 관심은 다른 대권주자들과 비교하면 다소 각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지원 유세를 요청하면서 "손학규 전 대표는 우리 당대표를 역임했고, 유력한 대통령 주자였다"고 추켜세웠고 측근인 정장선 전 총무본부장을 전남 강진에 내려보내는 등 손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였다.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 6월 광주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에게 "서울은 언제 올라올 것이냐. 빨리 올라와서 보자"며 정계복귀를 재촉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8월에는 비공개 단독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손 전 대표와의 스킨쉽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