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의, "1년 내내 북한이 쏜 미사일 궤적 다 봐…北, 고고도에서 떨어지도록 연습해"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북한이 한국에 핵을 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북한이 한국에 핵을 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뉴시스 DB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북한의 핵무기 등 미사일 공격이 남한을 향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냈다.

    유승민 의원은 30일 오전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강의에서 "북한은 실전 배치 할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보셔야 한다"면서 "왜 그걸 미국을 향해 쏜다, 일본을 향해 쏜다고만 생각하느냐. 남한에 안 쏜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야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드 무용론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1년 내내 북한이 쏜 스커드 노동 미사일의 궤적을 다 봤다"며 "북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이 130~150 km 고도로 높이 올라가서 떨어지고, 서울·인천·제주·광주 어디나 떨어질 수 있도록 계속 연습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평양 위 두만강에서 남한을 향해 노동 미사일이나 스커드 미사일을 낮은 고도로 쏘면 사드가 필요 없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사드는 40~150km 고도를 방어할 수 있는 장비다.

    이어 "사드가 요격에 실패하면 여러분들 머리 위에서 핵폭탄이 터진다"면서 "위협이 임박했는데 대비를 안 하면서 사드가 필요 없다고 국민을 오도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잘못됐다"고 못 박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비행기를 맞출 수는 있어도 미사일을 요격하기에 적절치 않아, 사실상 사드가 북핵을 방어할 유일한 방어체계라는 것이다. 유 의원의 주장은 북한 핵무장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과는 대조되는 것으로,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사드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거론하면서 친북·좌파·종북을 직접 입에 담기도 했다. 학생들에 대해서는 "사드에 대해 다른 생각 있다면 다음에 또 이야기해주시면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설명해 드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야당의 '북한과 대화' 주장이 허황된 것임을 강하게 꼬집었다. 유 의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전쟁 중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야당주장대로 대화해서 막을 수 있으면야 좋지만, 김정은이라는 사람이 외교를 잘하고 대화 잘해서 통할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북핵을 막을 방법론에 대해 "여러분의 세금으로 3개 포대는 우리 포대를 사서 운용하자는 게 제 주장인데, 아쉽게도 주한미군에 들여와 통제권이 주한미군에 있는 사드가 돼버렸다"면서 "사드만 보더라도 핵미사일 실제 위협되기 때문에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대응과 함께 반드시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유 의원은 단단한 안보의식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사드 하나만 갖고도 국론이 분열되는데 내각제는 연정 같은 것을 해야 한다"며 "국가 안보적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유 의원의 이날 강연은 경제에 대해서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재벌개혁 등 반기업·반재벌적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안보에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강경한 축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연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진보부터 보수까지 외연을 확장코자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