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23일 국회 정상화 요청, 균열 아니다… 그런 고민, 누구나 다 있어"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국정감사 복귀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야당 하수인에게 뺨을 맞았는데도 집권여당으로서 국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당론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지만, 정세균 의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 교착 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재선·충남 보령서천)은 3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 CBS라디오 〈뉴스쇼〉에 연속 출연해, 현재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로 인한 국회 파행 사태의 성격을 "야당이 대통령을 흔들려고 하는데 국회의장이 하수인으로서 앞장선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개회사 때도 중립성을 훼손해서 이의를 제기했더니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한 달도 안 돼서 이러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라는) 중대한 사안을 앞장서서 벌인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큰 문제"라며 "의회 질서를 무너뜨리고 뺨을 때리고 난 다음에 '뭐 어쩌겠느냐'고 하는 게 솔직히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3일 심야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강행 처리된 이후 30일까지 일주일째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6일부터 시작된 국회의 각 상임위별 국정감사는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무기한 단식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내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게 고민이다. 전날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병국·나경원·유승민·주호영·권성동·김용태·이혜훈·황영철·김세연·이은재 의원 등 비박계 의원 23인은 의원회관에서 모여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다음 주에는 국감이 정상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데 뜻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흠 의원은 이것이 적전분열(敵前分裂)이나 계파 갈등 양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태흠 의원은 "(언론에서) 국정감사 복귀 부분만 강조를 하는데, 어제(29일) 20여 명이 모인 것은 '투 트랙'이지만 우선 정세균 의장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였다며 "정세균 의장이 원인 제공자의 입장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게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균열이라기보다는, 집권여당의 입장에서 국민 생각을 우선으로 해야 된다는 것은 당 소속 의원들이 다들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투 트랙'으로 가자는 의견들도 일부 있는 건데, 문제는 정세균 의장이나 야당이 그런 부분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뺨 때리고 난 다음에 '너희들 해보려면 해봐라' 이런 형태"라며 "국민들을 생각하고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생각해야 하는 (집권여당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알기 때문에 뺨 한 대 때리고 빠지고 때리고 빠지고 하는 형국"이라고 당혹스러운 심경을 털어놨다.

    이처럼 야당과 그 '하수인' 정세균 의장의 눈에 뻔히 보이는 수에 연신 당하고 있는 형국인데도, 김태흠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정세균 의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으면 회군(回軍)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과 국민에 대한 생각에 좀 더 무게를 실은 셈이다.

    김태흠 의원은 "당론은 (의장) 사퇴"라고 전제하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세균 의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면 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원인 제공자인 정세균 의장이 (개회사 사태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인데, 그렇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사과 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 약속이 이뤄진다고 하면, 이 (국감 파행이 벌어지고 있는) 문제는 풀리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