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文心 온라인투표도 유지할듯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출마와 관련해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절대 출마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출마와 관련해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절대 출마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親문재인) 세력이 '문재인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추미애 대표가 29일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1위이자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고, 당내 대선 경선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유리한 온라인당원 투표 등을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반기문 총장의 내년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절대 출마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를 보면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에 비밀 상담역을 하므로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어떤 정부 자리도 총장에게 제안해선 안되고 총장도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못 박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5월말 '반기문 대세론'이 부상하던 시기에 친노(親盧)·친문 세력들 중심으로 반기문 흠집내기용으로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유엔 사무총장 퇴임 후 정부직 진출과 관련해 유엔에서 제한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은 권고문일 뿐더러 당위성이나 적극적인 구속력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있어 해당 논란은 빠르게 정리됐다. 

    쿠르트 발트하임(제4대) 전 총장은 퇴임 후 본국 오스트리아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5대 사무총장이었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Javier Perez de Cuellar)도 퇴임 후 본국 페루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었고, 2000년에는 총리로 취임한 사례도 있다. 

    오히려 지난 7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반기문 총장을 만나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 물어보면서, 미국 정가에서도 반 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가 주목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추미애 대표는 거듭 반기문 총장의 출마를 가정하고, 그의 폭발력을 묻는 질문에 "희한하게도 아직 정치무대를 안 오르면 신비감이 있는 것"이라며 "검증에 들어가면 여러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싶다)"며 평가절하했다. 


  • 지난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추미애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정한 경선'을 거듭 강조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는 온라인투표와 ARS 당원 모집 제도를 사실상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더민주 내 비주류 주자들이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온라인 권리당원의 몰표를 보며 불안해하고 있어, 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에는 "가입만 온라인 이용했을 뿐 당원으로서 권리나 책임은 똑같다"며 "더민주의 당세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12월 분당을 앞두면서 '문재인 지도부'를 지키기 위해 가입한 온라인 당원은 흔히 '문심(文心)으로 불리고 있다. 10만이 넘는 온라인 당원의 저력은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추미애 대표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새누리당의 친박(親朴)-더민주의 친문을 제외한 정치세력들이 모인다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추미애 대표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제3지대"라며 "이것저것 깎아내리고, 안되니까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듯 기다린다는 건 무책임한 정치다. 나는 제3지대에 관심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일생을 걸고 민족의 비전이 남북통일에 있다고 생각하는 등 일생을 건 정치를 했다"며 "내 주장이 다소 사람들이 몰라본다고 해도 내 신념이 옳다고 평가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꾸준히 반복하는, 정치는 그렇게 하는 거라고 본다"며 '제3지대'를 비판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계에서 은퇴했던 DJ가 1995년 복귀하면서 창당했던 '새정치국민회의'도 지금으로 따지면 제3지대였다고도 할 수 있다. 당시 민주당으로 복귀하려던 DJ는 당내 기득권을 가진 비 DJ계 당원들이 반대투쟁을 벌이는 등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결국 외각에서 새로운 당을 창당했기 때문이다. 

    추미애 대표는 '제3지대론'에 대해 한껏 비판을 쏟아냈지만, 막상 외각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소 당황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도 '3지대' 말을 하는데 손 전 대표도 무책임한 정치인가'는 질문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며 "손학규 전 대표는 우리 당에서 대표를 보냈고,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이라고 급히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