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은 교문위 국감 참석, 대야 투쟁과 민생 행보 투트랙 행보 가능할까
  • ▲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정감사를 재개하면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안보 현안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 국정감사에 복귀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정감사를 재개하면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안보 현안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 국정감사에 복귀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소속인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당론을 깨고 상임위원회에 복귀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최후통첩에도 불구, 당론 이탈자가 생기면서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당연히 새누리당이 난감한 상황에 빠진 모양새지만, 속내는 또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하태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29일 오전, 국정감사에 복귀했다.

    같은 시각, 새누리당은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었다. 국정감사 개의 시간에 맞춰 국감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다.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을 묶어 두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장에 김 위원장과 하태경 간사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각자 상임위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를 개의하면서 "지난번 국방부와 합참에 대해 국감을 하지 못했는데, 남은 시간 내 국회가 정상화되면 현장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국감을 실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국방위 간사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김 위원장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면서 "제가 초선이지만 국회의원이 뭘 보고 정치해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환경노동위원회 역시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홀로 출석했다. 지난 27일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기로 한 당론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됐다.

  • ▲ 새누리당 소속 하태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국정감사장에 나와있다. 다른 의원들이 모두 불참해, 옆자리가 모두 비어있는 상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소속 하태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국정감사장에 나와있다. 다른 의원들이 모두 불참해, 옆자리가 모두 비어있는 상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 표정에는 당혹감이 묻어났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내가 그렇게 타일렀는데 말을 안듣는다"면서 "예전에는 선배 말이라면 숨도 못 쉬었는데…"라며 오히려 한숨을 내쉬었다. 한 때 김영우 위원장과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껄껄 웃었다. 벌겋게 상기돼 화를 내는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실제로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김영우 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김현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현재 정국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김영우 위원장 등 징계에 대해서는) 징계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만 있었을 뿐 어떠한 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이는 앞서 지난 28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이 "당론을 지키지 않는 것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김영우 위원장에 '최후통첩'을 한 것과는 꽤 거리가 있는 반응이다.

    당 대표의 단식, 갑작스러운 국감 복귀 요청, 의총을 통한 당 대표 의견에 반려 등 가볍지 않은 상황이 이어진 이후지만, 예상보다는 침착한 분위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계획된 각개 전투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박계가 주축이 돼 국정감사에 복귀하자는 주장을 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고, 한편으로는 친박계를 주축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강경투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영우 위원장은 북핵, 사드 등 현안이 산적한 국회 국방위를 맡고 있다. 다른 상임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튼튼한 안보가 곧 최고의 민생'임을 강조해온 새누리당으로서는 내버려 둘 수 없는 상임위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소신'이라고 사유를 밝힌 것 처럼, 새누리당 지도부가 김 국방위원장을 통해 여전한 민생 의지를 피력하려면서 대야(對野) 투쟁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목한 '카운터파트너'(협상 상대)이자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의원총회 이후 이정현 대표와 함께 단식에 동참하면서 공세의 수위를 이미 높인 상태다.

    의원총회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키로 총의를 완벽하게 모은 것이 사실이라면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하태경 간사의 돌발행동은 일자리·안보정당의 의지를 거듭 천명하는 '총대'를 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