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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장우 최고위원이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 파행사태의 주동자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목했다.
지난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 당시 같은 당 의원과 다른 당론을 낸 것에 대해 결자해지 해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29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구태정치의 상징"이라며 "이번에 그분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아주 교묘한 줄타기를 통해 3당의 위치를 확보하려는 것은 좋다"면서도 "그분을 만약 청문회에 세운다면 단 하루라도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재수 장관의 해임을 건의할만큼 청렴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날 김진태 의원은 박 위원장에 대해 "북핵 초래 대북송금 청문회에서도 웃을 수 있겠느냐"고 일갈한 바 있다.
이어 "야당이 정체공세를 해서 이 정권과 정부를 흔들려고 하는 생각"이라며 "오로지 내년 대권에서 승리하겠다는 욕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표면적으로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SNS에 남긴 글 때문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 26일 "대통령께는 말 한마디 못하고 국회의장을 향해 무기한 단식이라, 푸하하 코미디 개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비대위원장이 이정현 대표의 단식을 조롱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본다면 새누리당이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제3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대치 국면을 부추기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지난 23일에는 당내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의 '해임건의안 당론 채택 반대' 의견에도 당론 찬성에 가까운 자율투표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세균 의장의 주장과 같이 세월호 특조위 등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제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지 않을 테니까,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해달라'고 먼저 얘기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세균 의장과 같은 입장에 서서 김재수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반발하자 "정세균 의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중립을 확인해야 한다"고 중재안을 내놨다. 새누리당의 사퇴 요구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이에 새누리당이 짐짓 중립적인 체하면서 일방적으로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박 비대위원에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는 설명이다.
이 최고위원은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친노의 핵심이자 정권이 잘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돌격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회 문제를 왜 대통령이 정리해야 하느냐"면서 "대통령이 하지 말라 할 때는 언제고,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저지른 파행 문제를 왜 대통령에게 해결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