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입체적 이적질?
    이 가을에는 ‘추어탕’(鰍魚湯)이 싫다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지난 여름이 무척이나 더웠던 터라 찬바람이 난 요즈음
    추어탕(鰍魚湯)의 구수한 맛과 효능이 어느 때보다 절절하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미꾸라지로 끓인 탕(湯)이라면...
  •   “물이 맑을 때는 그 속에 있는 고기가 다 보이지만,
    물이 흐리면 어디에 무슨 고기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으므로,
    미꾸라지가 물을 흐려놓듯이 공작원들은 남조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공작을 우선 한 후,
    본격적인 공작활동을 하라!” 이른바 ‘미꾸라지 전술’이다.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천출맹장’(賤出盲腸)이 내렸다는
    대남공작(對南工作) 지시[1973년 초]를 다시 들먹이는 게
    결코 뜬금없는 일일까?

      너절하게 나열하지 않더라도 작금의 이 나라 안팎 정세는
    무척이나 엄중하고, 취약(脆弱)하다.
    감히 총체적인 난국과 위기를 말해도 반박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이 상대적으로 북녘의 입장에서 보면,
    적화(赤化) 공세의 호기(好機)가 된다는 것은 너무도 뻔한 얘기다. 
  •   이 나라 굴지의 대기업 ‘부자(富者) 노조’가 배부른 투정과 함께 파업을 벌인데 이어,
    이른바 ‘철밥통’이라고 일컬어지는 공공·금융부문의 노조들이 줄줄이 파업에 나서고 있다.
    “성과연봉제 반대”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저간의 사정을 잘 모르는 궁민(窮民)들에게는
    “먹고 살만한 자, 또 다른 기득권자들의 힘자랑” 정도로만 비칠 뿐이다.
    말 그대로 “일한 만큼에 따라 보수(報酬)에 차등(差等)을 두자”는 게 왜 문제가 되는가. 

      이렇듯 그 파업 투쟁은 명분과 필요성, 특히 절박성 측면에서
    전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란다. 또한 대다수 궁민(窮民)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즉 사회적 불편과 쓸데없는 비용만 초래하여 대중적인 지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강행하는 건 또 다른 이유에서가 아닌지 뜯어 봐야 한다.
  •   상황이 이럴진대 오비이락(烏飛梨落)인가?
    지난해 11월 이른바 ‘민중총궐기’를 내세운 서울 도심 ‘폭력 난동’에 가담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았다는 한 노인이 장기간 입원 중 “바로 이즈음”에 사망했다.
     ‘총궐기’를 주도했던 무리에 위의 ‘그 노조’들이 속해 있다는 건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드디어 또 한 명의 ‘열사’(烈士)를 만들어내고 싶은 무리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 무슨 ‘대책위’라는 걸 조직하고는 “진상 규명” 요구와 함께
     “살려내라!”며 좃불놀이 판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체(死體) 부검(剖檢)’은 강력하게 반대한다.
    진상을 규명하라면서 ‘사체 부검’은 반대한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사건의 근원(根源)인 ‘폭력 난동’은 깡그리 무시 또는 정당시하면서
    이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억지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 걸 껀수 잡아 ‘민중총궐기’를 빙자한 한 바탕 ‘난동’을 재차 엮어보겠다는 속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정말로 아실만한 분들이 “개X에 보리알 끼듯” 다리를 걸치고 나섰다.
    자신들의 인기 높이기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일 거다. 
      “설령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 해도 사과할 일...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 그게 국가가 할 일...”[안대재:안경잽이 대권 재수생]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 권력이 오히려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절안깡:정치판에서 절대로 철수 안 할 깡통]
      이른바 “대권 여론조사”에서 매번 그 모냥 그 꼬라지인 까닭을 알겠다.
    위선(僞善)을 구분 못하는 궁민(窮民)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아무튼...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이 이 나라 정세에 비추어 우연(偶然)이라고 하기엔
    너무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 현재 진행 중인 ‘사드’를 둘러싼 갈등과 분열,
    대북 정책을 둘러싼 대화 논란, 지진(地震) 등의 자연재해·현상과 관련한
    여러 의도된 괴담들 등등과 맞물리면 한 마디로 “딱”이다.

      “성과연봉제 반대” 운운하며 노동개혁을 무산시키려는 저의를 본다.
    빨간 우비를 입는 대신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매우 힘들어하는 이 나라 경제에
     ‘니킥’(knee kick)을 먹이겠다는 것이다.
      국가 공권력의 정당성과 그에 대한 믿음을 실추(失墜)시키고,
     나아가서 아예 무력화시키는 책동을 공공연하게 벌려보겠다는 심뽀다.
    여기에다가 그 짓거리마저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수법”으로 부추기는
     ‘표’(票) 장삿속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선량한 대다수 궁민(窮民)들의 불안 심리를 조장·확산시켜
방향 감각을 마비시키려는 깊고도 음흉한 책략(策略)이 작용하고 있는 듯도 하다.
  이러한 속심과 기도들이, 당면(當面)해서는 북녘의 핵 위협과 그로 인한 위기 대응력을
분산 내지 왜소화시키는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결과적으로 그 동기와 상관없이 이적·반역질로 연결된다.
특히,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입체적으로 연출되고 있다는
확신적(?)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하면 너무 나간 것인가? 

  만약 그럴만한 여지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이 나라 공안(公安)·정보기관들은 지체 없이 나서야 한다.
혹여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공안’(空眼)이 된 것인지는 별도로 따진다 해도... 
  물론 궁민(窮民)들이야 평정심이 중요하다.
교과서 같은 표현이지만, 비록 교묘한 선동질이 난무한다고 해도
태산 같은 신중·담대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스스럼없이 긴팔 옷을 찾게 된다.
지난 여름 더위와 싸우느라 기운을 많이 써버렸는지 몸도 허(虛)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유독 이 가을에는 추어탕(鰍魚湯)이 왠지 꺼림칙하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