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협정에서 평화 협정으로 넘어가야 한다던 2007년 약속 지켜라” 요구
  • 2015년 5월 24일 경의선을 통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위민크로스DMZ' 참가자들. '자칭 페미니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데일리 DB
    ▲ 2015년 5월 24일 경의선을 통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위민크로스DMZ' 참가자들. '자칭 페미니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데일리 DB


    2015년 5월, 북한 평양을 찾아 김씨 일가의 체제 선전에 이용당하고, 이후 한국에 와서 ‘美北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던, ‘자칭 페미 집단’ 위민크로스DMZ가 이번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남북평화협정 체결에 앞장 설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한반도 비무장지대 걷기 행사를 진행했던 ‘위민크로스DMZ’가 이번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위민크로스DMZ’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63년 전 6.25전쟁을 중단시킨 한반도 정전협정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데 힘을 발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라는 유산을 남길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위민크로스DMZ’는 또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2007년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넘어 정전협정으로부터 영구적 평화체제로의 이행을 통해 평화체제 정착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핵 야심 포기를 조건으로 관여하는 외교적 처방, 대북제재 해제, 무역과 지원 약속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코라 위스’ 헤이그 평화회의 대표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이들은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美뉴욕 유엔본부 앞 유엔 플라자 교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명이 넘는, 35개국 출신 유명 여성들이 서명한 공개서한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그러나 (위민크로스DMZ가 주장하는) 이 같은 논리는 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단편적 시각”이라고 일축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도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랄프 코사 美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태평양 포럼 소장은 ‘위민크로스DMZ’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만을 상대로 하고 있으며, 군축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일종의 게임일 뿐”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한다.

    랄프 코사 소장은 이어 “(위민크로스DMZ에 참여한 여성들이) 북한이 여성 권익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인권 자체를 유린하는,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국가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이중잣대’이며, 이 문제에 대해 (위민크로스DMZ의) 여성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美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을 지낸 수미 테러 바우어 그룹 아시아 이사 또한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민크로스DMZ’ 측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수미 테리 이사는 “북한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주장 뒤에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상황은 반미투쟁을 접고 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부분에서 김정은에게 오히려 문제를 안겨줄 것”이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어, '위민크로스DMZ'와 같은 '페미니스트 그룹'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도록 중재에 나서라”고 요구한 ‘위민크로스DMZ’는 힐러리 클린턴과도 친한 美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몇 명이 조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