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유엔 등 ‘제도적 틀’로 지역 안정 노력” 트럼프 “이스라엘 뜻대로 지원”
  • 美CNN의 힐러리-트럼프와 이스라엘 총리 밀담 관련 보도. 상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CNN의 힐러리-트럼프와 이스라엘 총리 밀담 관련 보도. 상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첫 TV토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언론들 또한 “힐러리 우세”라는 美CNN의 보도 내용을 전하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비공개 회담’을 가진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美CNN, ABC, 英가디언, 이스라엘의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와 힐러리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美CNN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美뉴욕의 W호텔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단둘이서 만나 문을 걸어 잠그고 회담을 가졌고, 이어 도널드 트럼프가 트럼프 타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90분 동안 비공개로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美CNN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네타냐후 총리 간의 대화 주제가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이야기일 것으로 추정했다. CNN은 힐러리 캠프 측 인사를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국방 및 정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NN은 또한 힐러리 후보와 네타냐후 총리 간의 대화 주제에는 ‘이란 핵합의’ 이후 지역 안보 문제, 특히 시리아 내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등 중동의 역학 문제도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CNN은 이스라엘 ‘하레츠’의 보도를 인용, “도널드 트럼프 또한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면서 “이 자리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와 안보문제, 지역 안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CNN은 또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후보는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앞선 바이오테크 및 사이버 보안 기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 이스라엘의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자신이 당선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 이스라엘의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자신이 당선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하지만 이스라엘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와 힐러리는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자신들의 공약을 내걸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지난 70년 동안 미국 정부가 ‘중동 안정’을 이유로 하지 못했던 정책으로, 미국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이집트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와 가진 80분 동안의 회담에서 테러조직 대쉬(ISIS) 격퇴와 이란 핵합의에 따른 검증의 강화 등을 통해 이스라엘 주변 지역안정을 도모하고, 이스라엘이 가진 앞선 기술을 도입, 美국경지역의 안보를 강화하고,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의 공약 가운데는 이스라엘 정부가 70년 동안 추진해 온 숙원들을 모두 풀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반면 힐러리와 네타냐후 총리 간의 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는 오바마 정권이 이스라엘을 대한 태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힐러리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말하면서도 오바마 정권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힐러리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말하면서도 오바마 정권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힐러리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평가한 뒤 향후 10년 동안 이스라엘에 380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는 오바마 정권이 이미 약속한 내용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힐러리는 이와 함께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테러조직 ‘대쉬(ISIS)’의 발호와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화로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힐러리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약속한 내용들은 그가 美국무장관으로 재직했던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여러 차례 나왔던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측은 힐러리의 ‘공약’에 대해 “이스라엘을 지지해주는 그의 우정에 감사한다”고 평했다고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알려진,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힐러리 간의 ‘밀담’ 내용은 대략 이랬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란 핵합의’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美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에 의해 이뤄진 ‘이란 핵합의’는 체결 전부터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왔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철저히 폐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란 정부의 주장을 들은 뒤 국제기구 등을 통해 사찰하는 수준에만 그친다는 점,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격렬히 반대했다.

    이때 이스라엘 정부는 오바마 정부를 향해 “1994년 제네바 핵합의를 잊었느냐”며 북한으로부터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기술을 전수받은 이란도 북한처럼 핵합의 당사국들을 속이고, 언젠가는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외 군사전문매체들은 이란이 핵합의 이후에도 북한의 기술을 활용해 탄도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핵무기 개발로 의심되는 활동이 발견됐다고 보도,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정부의 우려가 사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힐러리와 트럼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한 ‘공약’, 그리고 오는 11월 美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이스라엘의 대외전략 또한 크게 바뀔 수 있어 보인다.

    특히 트럼프가 美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란 핵개발에 예민한 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업고 북한을 연결고리로 한 중동의 핵개발 커넥션을 없애기 위해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