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례적으로 반기문 실명 비난… '조선중앙 TV' 통해 북한 전역 방송
  •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맹목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최근 반기문 총장의 북핵실험 규탄 발언에 따른 화풀이로 보인다. 사진은 (왼쪽부터)김정은, 반기문 총장.ⓒ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UN
    ▲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맹목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최근 반기문 총장의 북핵실험 규탄 발언에 따른 화풀이로 보인다. 사진은 (왼쪽부터)김정은, 반기문 총장.ⓒ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UN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이 "미국과 괴뢰패당의 비위나 맞추는 정치 사환군"이라며 맹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반기문 총장을 '하수인', '대결광신자', '허수아비' 등으로 부르며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협박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가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유엔 사무총장의 직권을 남용해 이례적으로 단독기자회견까지 열고 뻔뻔스럽게 '유엔 결의 위반',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느니 하고 떠들었다"면서 "여러 공식 석상들에서 '북이 세계안보의 위협이 되고 있다', '북의 추가도발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의 극히 불순하고 온당치 못한 망발들도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그러면서 "친미굴종과 동족대결에 환장하여 조선반도와 지역정세를 최악의 상태에 몰아넣은 만고역적 박근혜에 대해 '북핵 대응을 잘하고 있다'느니 뭐니 하는 역겨운 찬사까지 늘어놓아 세상을 아연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기문 총장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9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안보리의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지난 9월 20일 유엔총회 개막연설에서도 "북핵이 지역 및 세계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평통 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반기문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비록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거들먹 거리기는 하지만 실지로는 초보적인 공정성도, 사리를 판별하는 이성적인 사고력도 없는 것"이라며 "오직 미국과 괴뢰패당의 비위나 맞추면서 그 강도적 요구에 맹종 맹동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 그로 말하면 미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손때 묻혀 키우고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세웠으며, 철저히 배후 조종하고 있는 '고급첩자'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유엔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이 판을 치고 약소국들에 대한 침략과 불의가 합법화되는 가장 무능하고 무기력하며 부패 타락한 국제기구로 전락된 것은 결코 우연치 않다"고 억지를 부렸다.

    조평통 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의 북핵 규탄아 자신의 '정치적 야망'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지금 반기문이 국제사회에서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기 위해 앞장서 날뛰고 있는 불순한 목적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2016년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은 남조선에 돌아가 2017년 대선에 나서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에 대한 위협도 잊지 않았다.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는 엄한 시선으로 반기문의 차후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평통 대변인의 이 발언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알려졌다.

    북한이 전역에서 방송되는 조선중앙TV를 통해 반기문 총장의 실명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조차 언급하기를 꺼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