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공조·정부여당 공세 강화 의도로 해석돼… 丁 국감 연기 제안에도 "동의한다" 앞장서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 파행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 파행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파행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이는 의장으로서 준수해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정세균 의장을 옹호하면서 야권공조를 강화하고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지나친 의혹 제기'라는 일부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편파 진행을 일삼은 정 의장을 옹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지원 위원장은 26일 "국회의장은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의장의 리더십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와 3당 원내대표와의 방미(訪美)일정, 그리고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예로 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정세균 의장의 녹취록과 관련해선 "왜 새누리당은 개헌특위를 해주겠다면서 해임건의안을 취소해달라고 하느냐"며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야당이 하면 불륜이냐"고 옹호했다. 

    박지원 위원장이 정세균 의장을 향해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며 극찬한 사례는 모두 지난 한 달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4일 해임건의안 정국에서 정세균 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심판'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모(母)당인 더불어민주당 편을 들었다. 

    대정부질문 중인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의 발언을 자르는가 하면 야당 의석에서 고성이 나와도 "방해하지 말라"고만 하는 등 시종일관 제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정이 다가오자 기습적으로 차수 변경을 하면서 해임안을 날치기 통과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정부지원촉구결의안과 상정 순서까지 임의로 맞바꾸며 '협의없는' 독단, 편파 진행을 일삼았다. 


  • ▲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빚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빚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앞서 정세균 의장은 지난 1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에서도 "국회의장은 영어로 상석에 앉아 위엄을 지키는 체어맨(Chairman)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Speaker)"라며 사견을 쏟아내며 '중립성'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의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대해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라고 운운했다. 

    그는 마치 전 국민의 목소리라고 했지만 여론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이날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드 배치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58.8%로 반대(33.4%)보다 높았다. 특히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가 있는 대구·경북이 찬성 68.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정세균 의장은 국내에서 야권과 함께 사드반대를 주장했지만 막상 미국을 방문하자 사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등 갈지(之) 자 행보를 보였다. 

    지난 13일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하면서 "사드에 대해 정부가 국민이나 국회와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선 국회의장이 마치 야당 대표처럼 사드 반대를 주장하며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논란까지 일으키더니 미국 앞에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정세균 의장은 이날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과 만나 국정감사를 2~3일 연기하자는 제안을 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장의 국회 정상화를 위한 국감 연기 제안을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며 "우리당 의원들께 의견을 청취중이다. 현재까지 대체적으로 찬성이다"고 전했다.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세균 의장의 제안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