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그냥 맨입으론 안되지" 대가 요구.. 우상호 "중재자 역할"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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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국회의장. ⓒ뉴데일리DB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이 야당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노골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이 공개되면서다.
26일 새누리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의장은 지난 24일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던 당시 본회의장에서 누군가에게 "세월호 (톡조위 기간 연장) 아니면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에 하나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새누리당이) 안 내놔. 그러니까 그냥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해당 녹취록은 국회 홈페이지 영상회의록에도 공개돼 있다.
정 의장이 새누리당의 반발에도 불구, 해임건의안을 상정한 이유가 세월호특조위 연장-어버이연합 청문회 등의 야당 요구를 새누리당이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데 대한 정치적 보복 차원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법부 수장의 지위를 망각하고 야당 측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국회를 이끌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정 의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 대해 "아무런 명분도 없이 오로지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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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향해 "민주당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명색이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맨입' 운운하면서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국민과 헌법, 국회법을 우롱하고 조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세균 의장은 '맨입' 발언에 대해 "여야 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국회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 협상과 타협을 위한 의장의 노력에도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게 된 데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며 "이번 해임건의안뿐 아니라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 여야 간 대립된 문제가 협의와 타협으로 마무리되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의 해명에도 불구, 정 의장에 대한 사퇴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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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번엔 친정인 더민주가 정 의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6일 정 의장의 녹취록과 관련, "의장의 사적인 말씀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볼 때 그것은 중립성을 위반한 발언이 아니라 극한의 대치를 막기 위해 의장이 중재자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정 의장을 두둔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정 의장에 대해 "국회 최고권위자로서 극한대치를 막으려 했다. 형사고발 사유가 아니라 중재자로서 노력한 사유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옹호했다.
이날 정 의장은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회동 자리에서 국정감사 연기론을 꺼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정 의장의 국감 연기 제안에 난색을 표하며 단독 국감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거대 야당과 대권을 꿈꾸는 더민주 출신 국회의장이 야합으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제멋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