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진핑 회담 때 '주먹다짐' 직전 험악한 분위기도
  • ▲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백악관 기자들과 중국 관리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은 로베르타 램톤 英'로이터'의 백악관 출입기자가 촬영한 중국 측 관리의 제지 당시 모습.ⓒ로베르타 램폰 트위터 게시물 영상 캡쳐
    ▲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백악관 기자들과 중국 관리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은 로베르타 램톤 英'로이터'의 백악관 출입기자가 촬영한 중국 측 관리의 제지 당시 모습.ⓒ로베르타 램폰 트위터 게시물 영상 캡쳐

    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中정부의 美대통령 및 백악관 대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美'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즈(NYT)', 英'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중국 항저우 샤오산(蕭山)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후 中정부는 美백악관 관계자 일행에게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중국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릴 때 트랩 차량을 배치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한국, 러시아 정상들이 도착했을 때와는 달리 레드카펫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비행기 뒤편의 비상용 출입구로 내렸다.

    오바마 美대통령이 전용기 앞쪽 출입구에서 트랩 차량을 이용해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용기 앞쪽에 대기하고 있던 美백악관 기자단은 황급히 뒤편으로 몰려갔다. 하지만 中정부 관계자들이 나타나 "모두 나가라"고 고함을 치며 막았다는 것이다.

    美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의전도 엉망인데다 미국 기자들까지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中관계자를 향해 "미국 대통령이 탄 미국 비행기에 대한 취재"라며 항의했지만, 중국 측 관계자는 "여기는 우리나라고 우리 공항"이라며 고함을 쳤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측 관계자는 美백악관 기자단과 중국 측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을 보고 뛰어가던 수전 라이스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가로 막으며 "(당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있는 대열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이를 본 美백악관 관계자들과 중국 정부 관계자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美비밀경호국이 나서 수전 라이스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안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한다. 수전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美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美백악관 측과 중국 정부 간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美백악관 기자단이 취재를 위해 美-中 정상회담장 입구로 몰리자 현장에서 보안검색을 하던 중국 측 관계자가 "나가라"며 쫓아냈다고 한다. 이유는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었다고.

    그런데 마침 이를 본 美백악관 관계자는 "(회담장) 공간이 이렇게 넓은 데 10여 명이 왜 못들어가느냐"고 중국 측 관계자에게 항의했고, 이에 다시 중국 측 관계자가 고함을 지르며 맞서, 양국 관리들 사이에 주먹다짐이 일어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美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美언론들은 "샤오산 공항에서 양국 정상회담장 바깥에 이를 때까지 美-中 관리들 간의 분위기는 살벌했지만, 정작 양국 정상 간의 회담과 이어 시작된 만찬은 매우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한편 몇몇 한국 언론들은 외신들을 인용, 중국 관리들이 美백악관 관계자와 기자들을 홀대한 것을 '중국의 텃세'라고 전하며, 단순한 해프닝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