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고희 맞아 출마선언… 安 "친문도 비문도 뛰어넘겠다"
  • ▲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출마를 사실상 공식선언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출마를 사실상 공식선언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친문(親문재인)도 비문(非文)도 뛰어넘을 것"이라며 대선출마를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더민주 내에선 김부겸 의원에 이어 두 번째 출마선언으로, 친문당에 대한 반발이 당 안팎으로 커지는 추세다.

    안희정 지사는 1일 자정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의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희(古稀)를 맞아 내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안희정 지사는 "동교동도 친노(親노무현)도 뛰어넘을 것"이라며 "고향도 지역도 뛰어넘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년의 시간도 뛰어넘어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역사 속에 전봉준·이승만·박정희·김구·조봉암·김대중·김영삼·노무현도 있었다"며 "그들은 그 시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했다. 그 역사를 이어받고 그 역사를 한걸음 더 전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언과 함께 안희정 지사는 활동 반경 넓히기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인다. 오는 2일 광주광역시 교육청 특강에 이어 6일에는 지방분권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가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당내 비주류 세력과는 물론 친노·친문 주류세력 간 갈등도 감지된다. 

    이병완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9일 SNS에 전당대회 청년·여성 부문 최고위원에 김병관·양향자 위원이 각각 선출된 것에 대해 "어쩌다 전통 야당 청년위원장이 준재벌인가. 어쩌다 전통 야당 여성위원장이 재벌 임원 출신인가"라며 "'헬조선'의 대한민국에서 제1야당마저 성공 신화만을 추앙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개인의 대권은 차선의 문제"라며 "정치는 흥행이다. 흥행이 필요없는 정치는 군주제나 독재가 아니면 패권"이라고도 질타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지만, 김현미 의원도 트위터에 "대선까지 길이 더 복잡하고 험난해졌다. 소탐대실"이라고 적었다. 당장은 친문 인사들이 당권을 장악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에 반(反)하는 세력들이 커지면서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대표 선거에서 비주류 대표를 자임, 고배를 마셨던 이종걸 의원도 지난 29일 친문당을 향해 "폐쇄적 패권주의에 소외당한 호남 여론이 더 나빠질까 걱정했는데 불길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민주 8·27 전당대회가 끝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야권 주자들의 이같은 '문재인 고립화'는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에서는 지난 30일에는 김부겸 의원이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해왔다.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국민의당 입당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외각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28일 광주에서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 오는 9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만나며 충청-호남 연정론 등 대권에 대한 조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호남민심의 외면이 난제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했던 "호남민심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 은퇴하겠다"던 약속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최근 울릉도·독도에 이어 영남 , 이날부터는 강원도를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호남을 향해선 쉽사리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것도 약속에 대한 어떠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서 아닌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