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자유연합’ ‘북한인권위원회’ 등 “김정은 공포정치 아래 처형, 특별한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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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생긴 돼지가 다가와 팔짱을 낀다. 하지만 뿌리칠 수가 없다. 그랬다가는…." 최근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보면 세계사 속의 폭군을 보는 듯하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지난 8월 31일 한국 정부는 “김정은이 ‘자세불량’을 이유로 측근인 김용진 내각 부총리를 처형했다”고 밝혔다. 통일전선부장이 된 김영철,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 휘 등도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북한인권단체들은 “김정은 옆에 있는 북한 고위층 가운데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9월 1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북한이 김용진 내각 부총리를 처형한 것은 정권 내부 불안정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로,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일생을 김씨 일가에게 충성한 사람들을 계속 처형하고 있어, 권력자들에게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고 있다”는 美북한인권단체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대표의 주장을 전했다.

    수전 숄티 대표는 “김용진 부청리 처형은 北고위 관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어 더 많은 고위급 인사의 탈북을 초래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단체 ‘유럽북한인권협회’의 박지현 간사는 김정은의 김용진 부총리 처형에 대해 “김정은 집단은 이제 봉건시대로 퇴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던졌다고 한다.

    중세 봉건시대 권력자들이 자기 비위를 거스르면 이유도 없이 처형하는 행태와 김정은의 태도가 흡사하다는 지적이었다.

    ‘미국의 소리’는 수전 숄티 대표나 박지현 간사와는 다른 의견들도 전했다. 김용진 내각 부총리의 처형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들이다.

    美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워낙 폐쇄적이기 때문에 김용진 부총리의 처형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지난 2월 처형설이 나돌았던 리용길 北인민군 총참모장이 5월에 다시 군으로 복귀했었다”면서 “김용진 부총리 소식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 국장 또한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존 시프턴 HRW 아시아 국장은 “하지만 북한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고, 독립된 사법부도 없기 때문에 누구도 공정한 사법절차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통제 방식과 법질서는 국제적 규범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고 김정은 체제를 비판했다고 한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또한 김용진 부총리 처형설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펴면서도 김정은이 측근을 처형한다는 일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에서는 2009년 이후 고위급 인사 처형을 계속하고 있어, 지금은 김정은에게 충성하는 고위층 실세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태영호 공사와 같은 고위급 인사의 탈북이 김정은의 측근 숙청 때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가 전한, 세계 북한인권단체들의 의견은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체제를 강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체제붕괴를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북한인권단체의 의견처럼 김정은과 같은 공포정치 사례는 세계사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이나 치밀한 계획은 외면하고, 자신의 권력유지에만 급급했던 독재자들은 처음에는 ‘직언’하는 측근들을 숙청하다 나중에는 간신배 또는 다른 측근에 의해 ‘제거’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주변의 인재들이 독재자를 떠나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