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18일 "남북관계가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것처럼 김정일 손바닥에서 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고문은 이날 PBC라디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김정일 면담을 이렇게 평한 뒤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을 중단하고 개성 육로 통행 차단도 마음대로 열었다닫았다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도 자기 하고싶으면 하고, 6자 회담 비핵화 약속도 깼다. 또 핵실험, 장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자기들의 강성대국 목표 달성을 지금 추진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이제는 유엔 결의로 국제 사회의 강한 제재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기들이 인질도 계획대로 잡아놓고 있다가 석방한 것을 갖고 한국과 미국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북한에 애걸복걸 매달릴 수밖에 없는 민간 기업을 불러놓고 면담도 다섯 차례나 이유를 이상하게 설명하며 연기하는 등 애를 태웠다"며 "(김정일이) '원하는 게 있으면 다 얘기하라'고 해서 현 회장이(원하는 것을)들어주더라는 식으로 일방적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하는 것은 현 회장을 마치 어린애 다루듯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김정일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김정일"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어 "북한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느냐"며 "자기들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폐기하는 게 북한인데 거기에 우리 관광객 신변 보장 약속을 문서화하더라도 그것을 지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당장은 남북 경색을 푸는 분위기로 봐서 앞장서서 반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조금만 앞을 내다보면 이게 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평화 화해 분위기 속에서 핵 문제는 뒤로 밀리고 코너에 몰린 북한을 살려주고, 시간을 벌어주고 달러 식량 비료 퍼주면서 바로 김정일 전략대로 말려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 중도 실용 천명하면서 아무도 비판 못하도록 명분을 선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남한을 적화 통일하겠다는 북한의 공산당 전략을 모른 채 대북 정책을 중도로 가겠다고 한다면 DJ나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한발 더 나간 것"이라며 "북한이 금융제재 등으로 달러가 상당히 궁핍하다. 여기에 우리가 금강산 관광으로 5억30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데 이런 문제를 우리가 정부가 충분히 검토를 해서 대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